[총력취재] 2010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 출마 예상자 1400명 명단 大공개 : 월간조선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2010년 6월 2일 치러진다. 광역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원, 기초자치단제장과 기초의회 의원 등 4400여 명을 뽑는다. 선거법 개정으로 교육감 선거도 동시에 실시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를 李明博(이명박) 정권의 중간평가로 보고 있다.

지난 2006년에 치러진 전국 동시 지방선거는 盧武鉉(노무현) 정부의 무능에 대한 국민들의 한풀이의 場(장)이었다. 16개 시·도지사 선거에서 당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전라북도 단 한 곳만 당선자를 냈고, 한나라당은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을 석권했다.

구청장과 시장, 군수를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와 광역의회 선거에서도 호남 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당선자는 한나라당이 가져갔다. 이후 열린우리당은 하락의 길을 걸었고, 이렇다 할 힘 한 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줬다.

4년이 지난 2010년 6월 2일 다시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열린다. 챔피언과 도전자는 지난 선거와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한나라당은 최대한 방어를 해야 하는 입장인 반면 이명박 대통령 임기의 반환점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 민주당 등 야당은 4년 전 뼈아픈 패배를 설욕하고 2012년 정권 탈환의 시발점으로 삼겠다고 나선 상태다.

재선에 나서는 서울지역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은 “지난 선거에서는 워낙 당시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인기가 없어서 도전자 입장에서 편하게 선거를 치렀고 쉽게 당선된 것 같은데 이번에는 어떻게든 저쪽(야당)의 도전을 막아내야 할 입장”이라며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이번 선거는 現(현) 정부의 임기 중반인 집권 3년차에 실시되는 만큼 선거결과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과 한나라당의 政局(정국) 주도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 행정도시(세종시), 행정체제 개편 등이 모두 지방자치단체와 직접 연결돼 있어 선거의 정치적 비중은 역대 지방선거에 비해 더욱 강하다. 멀리 내다보면 2012년에 있을 總選(총선)과 大選(대선)까지 정치적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月刊朝鮮은 2009년 7월호부터 서울시장을 시작으로 매월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해 왔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직 단체장이 재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대전과 광주처럼 현역 단체장이 경쟁자에게 뒤지는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여론조사에 참여한 대부분의 유권자는 현역 단체장을 차기 적임자로 평가했다.

이 때문인지 현직 단체장들은 3選(선) 연임으로 출마가 불가능한 金振?(김진선) 강원도지사를 제외한 대다수가 재출마를 공언하고 있다.

충남 연기군 남면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건설 현장. 세종시는 지방선거의 쟁점 현안이 될 전망이다.

지방선거의 성격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본 반면, 유권자의 절반 가까이는 ‘4년간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선출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답한 응답자는 20%대였다. ‘현직 단체장의 업적에 대한 평가’라는 의견은 10%대였다.

裵鍾贊(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연구부장은 “지역 일꾼을 선출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지방선거의 패러다임을 보면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세종시 건설을 놓고 대치 상황에 있는 충청권의 경우 지역일꾼 선출과 중간평가 성격이 중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충청지역 유권자들은 출마자들이 세종시 문제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또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동시에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역대 지방선거를 보면 서울과 경기·인천의 결과가 與野(여야) 정당의 승패를 갈라왔다. 이번 선거는 충청권이 수도권 못지않게 중요한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許珍宰(허진재) 한국갤럽 연구본부장의 말이다.

“세종시 문제로 충청권은 이미 수도권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띠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선거 당시 한나라당은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당선자를 냈습니다. 광역단체장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에서도 한나라당이 석권했지요.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이 지방선거에 그대로 드러났던 겁니다.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은 한나라당은 이번에는 방어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현재 대전시장·충남북 지사 모두 한나라당 소속인데 이번에 세 자리 모두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한 곳 이상을 야당에 내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주요 관전 포인트

6·2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투표율이 얼마나 될지도 관심대상이다.

충청지역은 ‘행정수도 원조 정당’인 민주당뿐만 아니라 충청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도 黨力(당력)을 집중해야 할 선거구다.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을 주장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이곳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에 주도권을 빼앗긴 자유선진당도 충청에서 한 석 이상을 건지지 못하면 당의 존립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허진재 본부장은 “충청은 자유선진당의 텃밭인데 이곳에서 성과를 못 낼 경우 2012년 총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沈大平(심대평) 의원이 창당을 하느냐 안 하느냐도 중요한 변수”라고 했다.

세종시 문제와 별도로 이번 지방선거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먼저 야당에서 여당이 된 한나라당에 분열적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현직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과 지방의원 대부분이 재출마를 원하는데, 만약 정당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으로 나설 가능성이 없지 않다. 朴聖珉(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의 말이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분열 요인이 너무 많아요. 지난 총선처럼 親李(친이)·親朴(친박) 간 공천 갈등이 예상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친이·친박이 갈리면 한나라당은 절대 승리하지 못할 겁니다. 선거 당일 한나라당 지지자 중에서도 투표를 외면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투표 행위는 의지의 문제이지 의사의 문제가 아닙니다. 여론조사는 응답자의 의사만 묻기 때문에 의지까지 파악하기가 힘들어요.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자 중에는 느슨한 지지층이 많아요. 특히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공천 결과에 따라 투표장에 안 갈 가능성이 있어요. 鄭夢準(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있는 동안 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2012년 대선 구도에서 정몽준 대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연구부장은 친이·친박 갈등과 관련해 “공천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재연되고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통령의 레임덕은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고 2012년 정권 재창출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의 승패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2010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6월 2일 실시된다. 사진은 2006년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한 유세장에 모인 유권자들.

盧武鉉 서거 1주년과 맞물린 지방선거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승패는 박 전 대표의 참여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정치상황을 고려해 지방선거 전에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 당 대표를 새로 뽑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분석가와 여론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의 정몽준 대표 체제로는 한나라당이 승리하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여론조사기관 관계자의 말이다.

“한나라당이 수도권 세 곳을 모두 방어한다면 승리는 한나라당의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중 한 곳을 내주고 충청권에서 한두 곳을 잃게 되면 사태는 심각해질 수 있어요. 그런데 현 정부의 메인 이슈인 행정구역 통합이나 4대강 사업, 세종시 문제가 모두 지방의 현안입니다. 이런 점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승패는 현 정권의 승패와 직결돼 있습니다. 한나라당과 현 정부는 현재 지방의 민심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통한 정치적 연합·연대를 얼마나 이뤄내느냐도 중요한 포인트다. 박성민 대표는 “정권을 빼앗긴 야당 지지자들이 기본적으로 투표 의지가 강한 만큼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死票(사표)를 줄인다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은 전략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꾀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은 2006년 5월 지방선거 당시 정동영 열린당 의장이 광주를 방문, 조영택 광주시장 후보를 지원하는 모습. 열린당은 당시 선거에서 참패했다.

지방선거 시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선거(6월 2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 1주년 직후에 치러진다. 2009년 5월 국민장이 거행될 때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 열기가 선거를 앞두고 조성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친노세력이 反(반)한나라당, 반이명박 분위기를 띄울 경우 선거 결과는 예측 불허가 될 것이다.

유권자들의 후보자 선정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이른바 친유권자 성향의 인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배종찬 연구부장은 “과거에는 후보자가 속한 정당, 학력, 경력, 개인적 정치력 등을 중시해 왔는데 지금은 후보자가 지역 발전과 유권자 개개인에게 얼마나 이득을 줄 수 있느냐를 선택 기준으로 정하는 추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