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사와라(小笠原) - 그 아름다운 물의 고향 : 월간조선

오가사와라는 참 멀리 떨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도쿄까지 비행거리가 1250km고, 도쿄에서 오가사와라까지 거리가 1000km다. 그곳은 우리나라와 적잖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1593년 이 섬을 발견한 오가사와라 사다요리(小笠原貞賴)는 그 전해에 임진왜란에 참전하고 돌아온 사람이다. 우리와 좋은 관련은 아니지만, 어떻든 그 사람은 우리나라의 물을 먹은 사람이다. 이 섬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860년대부터였는데, 한참 어려울 때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목화씨로 목화 농사를 지어서, 개척민들이 큰돈을 만들어 썼다고 한다.

미야노하마. 오가사와라에선 1년 내내 해수욕을 할 수 있다. 해수욕장에선 언제 어디서나 가족과 함께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물빛이 가장 고운 오무라 앞 후타미 해수욕장. 바닥엔 산호 가루가 깔려 있다.

뭐니뭐니해도 오가사와라와 관련해 우리에게 가슴 아픈 사연은 金玉均(김옥균)이 그곳에 가서 1886년 8월부터 1888년 7월까지 억울하고 한 많은 귀양살이를 했다는 점이다.

그곳 사람들은 金玉均을 이웃 나라의 애국자로 따뜻하게 대접했다. 아직도 그곳에 가면 이곳저곳에 金玉均의 인품과 흔적이 남아서 그의 얘기가 전설이 돼 살아 있다. 그들은 모두 金玉均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고, 연민의 情(정)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다. 그곳 초중학교에선 부교재로 金玉均에 대해 배우고 있다.

하하지마(母島)의 스즈키(鈴木美喜藏)씨 집 앞 해변. 金玉均은 바로 이 해변과 맞닿아 있는 스즈키씨 별채에서도 살았다.

金玉均이 있을 때는 식량 사정이 안 좋아서 다들 고생을 했는데, 마침 우리나라에서 밭벼 씨를 가져다 심어 그걸 수확해서 식량에 보탰다고 한다. 일본 본토에서 개척민으로 온 주민들은 밭벼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어서, 金玉均이 그 재배법을 지도했다고 한다.

부교재에 실려 있는 金玉均에 관한 내용. 이곳 소중학교 학생들은 부교재로 金玉均에 대해 배우고 있다.

오가사와라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국민이 깨어 있지 못하고 정치인이 자리다툼만 하면서 도덕성과 지도력을 잃는다면 또 다른 金玉均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 섬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주민들은 그것을 지키려고 최상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가 잃어버린 깨끗한 물과 깨끗한 하늘이 있다. 특히 어딜 가나 펼쳐져 있는 그 아름다운 바다는 세파에 찌든 사람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어느 곳이나 수정 같고, 비취 같고, 쪽빛 같은 바다! 이제 우리는 어디 가서 그런 바다를 찾을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