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과 에디슨이 탄생시킨 전화기
『삐리리리~ 삐리리리~』
여기저기서 휴대전화가 울려 댄다. 이어진 전화선이 없는 전화기가 소리 높여 울려 댄다. 우리는 휴대전화 덕택으로 안방에 앉아서, 전철 안에서, 화장실에서 공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세계 모든 나라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
「엄지족」, 「폰팅족」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21세기 통신혁명의 주축은 휴대전화로 대표되는 이동통신이다. 이동통신이 가능하게 한 기술은 최근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이동통신의 뿌리는 100여 년 전의 무선통신에 근거를 둔다.
전화(Telephone)는 그리스語의 「원격(Tele)」과 「음성(Phone)」을 합친 말로,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다. 인류의 통신혁명을 이끈 실용 전화기를 처음 선보인 사람은 미국의 그레이엄 벨(1876년)이다. 130여 년 전,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한 이래 1세기 동안 전화는 정해진 곳에서 사용하는 기기였다. 두 전화기 사이에 전기적 신호가 전화선을 매개로 흘러야만 했기 때문에 선 없이는 통화할 수 없었다.
최초로 제작된 전화기는 감도가 너무 나빠서 실용적이지 못했다. 그 후 에디슨이 탄소 마이크로폰과 소리를 크게 하는 트랜스(변압기)를 발명해 현재 사용하는 전화기의 원형을 완성시켰다. 최근에는 소형 콘덴서(축전기) 마이크가 송화장치로 장착되어 훨씬 가볍고, 음질이 뛰어나다.
우리의 목소리가 電線(전선)을 타고 먼 곳의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전화기는, 어릴 적 종이컵 2개에 실을 묶어 전화놀이를 하던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종이 원통 전화기는 공기의 진동이 실을 통해 그대로 이어지지만, 전화기는 이 진동이 전기신호로 바뀌어 전달된다.
전화기의 핵심은 음성을 전류로 바꾸고 전류를 다시 음성으로 바꾸는 일종의 변환기능이다. 전화의 원리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원리와 비슷하다. 우리는 성대를 진동시켜서 목소리를 낸다. 성대의 진동이 만들어 내는 공기의 진동을, 혀의 위치나 입의 모습을 변화시킴으로써 여러 가지 음파를 입 밖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전화 신호음은 모스부호에서 착안
먼 거리에 있는 상대방에게 음성을 전달하는 전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음성을 전류로 변환하는 송화기, 전류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수화기, 전류를 흘리기 위한 전지와 전류를 전달하는 전선이 필요하다.
먼저 송화기에서 음성을 전류로 변환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송화기에는 인간의 성대와 같은 진동판이 있다. 「듀랄루민」 등으로 만든 진동판은 음성에 의해 진동하고, 그 진동의 압력이 진동판 바로 뒤에 있는 탄소가루(탄소립)에 전달된다. 탄소가루의 전기저항은 압력에 따라 변화하므로, 회로를 흐르는 전류도 음성의 변화와 동일하게 변화한다. 탄소가루를 통해 음성과 동일하게 변화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음성전류」라 불리는 이 전류가 상대방의 수화기로 흐른다. 전류는 가만히 두면 어떤 변화 없이 그대로 흐른다. 전선에 대고 소리를 지르거나 전선을 막대기로 두드린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수단으로는 공기의 진동과 같은 변동이 전류에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항이 있을 경우는 문제가 달라진다. 저항은 전류의 흐름을 막는 것이기에, 전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수화기는 영구자석에 코일이 감긴 전자석과 소리를 만드는 진동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화기로 흐른 음성전류는 다시 전류에서 음성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거친다. 진동판은 항상 영구자석에 의해 吸引(흡인: 기체나 액체 따위를 빨아들임)되어 있으나, 코일에 음성전류가 흐르면 그 전류의 변화에 따라서 자력선이 변화하므로 진동판은 음성전류에 맞추어 진동한다. 그 결과 송화기에서 보내진 음성이 재생되는 것이다. 즉, 사람의 성대에서 나오는 소리에 따른 공기의 진동을 전기의 진동으로 변화시켜, 유선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음성→전류진동→음성」의 통신 방식이 바로 전화이다.
신호가 갈 때 「뚜우우」 하는 소리와 통화 중일 때 「뚜뚜뚜뚜」 하는 소리는 과거 전화가 발명되기 이전 사용되었던 모스 부호에서 착안되어 나온 것이다. 전화에 흐르는 전류는 인체에 무해한 48V(볼트)로 세계 공통이다.
이동통신망에서 無線은 극히 일부분
무선전화기인 휴대전화는 유선전화기의 원리와 같다. 다만 線(선) 대신 휴대장치에 전파를 받을 수 있는 「수신 주파수」와 전파를 보낼 수 있는 「송신 주파수」가 있어서 본체와 교신을 한다. 본체에서 송신 주파수를 보내면 휴대전화에 수신되어 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으면 본체와 송수신이 된다.
무선통신의 대표적 예인 휴대전화 통신의 경우, 통화할 때 상대방과 무선으로 직접 연결돼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휴대전화와 기지국 간에만 무선통신이 이뤄진다. 이동통신망을 흘러 다니는 신호는 90% 이상의 시간을 「유선망」에서 보낸다. 이동통신망에서 無線(무선)인 부분은 실제로 극히 일부분이다.
이동통신 시스템은 크게 이동 단말기(휴대전화기), 기지국, 기지국을 연결시켜 주는 유선통신망으로 구성된다. 휴대전화의 정보는 기지국을 거쳐서 유선으로 전화 상대방이 있는 곳을 담당하는 기지국으로 이동한 다음, 그 기지국에서 상대 휴대전화로 쏘아 준다.
각 기지국에 설치된 안테나를 통해 통신 전파를 주고받는다. 휴대전화에는 사용자가 어느 지역에 있더라도 기지국과 연결될 수 있도록 「신시사이저」라는 장치가 들어 있다. 그러니까 이동통신에서는 1대의 기지국이 수많은 휴대전화와 교신하는 1:N의 구조를 갖춘 셈이다.
휴대전화는 아날로그 신호인 음성을 수십만 개의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전달하는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코드분할 다중접속장치. 여러 사용자가 동일한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라는 방식이 사용된다.
디지털이란 컴퓨터의 정보처리와 마찬가지로 소리ㆍ그림ㆍ문자의 모든 정보를 0과 1로 된 숫자로 바꿔서 저장·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음성을 수십만 개의 조각으로 미분해, 이를 무선 주파수에 실어 전송하고, 조각으로 나눠진 신호를 다시 순서대로 조립해 재생하는 식이다.
CDMA는 대표적인 2세대 통신기술이다. 2세대 통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휴대전화의 크기가 손바닥 안에 놓일 정도로 작아지고, 무게가 100~200g 정도로 들고 다닐 수 있는 그야말로 휴대전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변화했다.
한국, 2세대 이동통신 세계 최초 商用化
이동통신 단말기는 영어로 「셀룰러 폰(cellular phone)」이다. 여기서 셀(cell)은 넓은 지역을 작은 구역(셀)으로 나눠 주파수를 재활용함으로써 전체 사용자 수를 늘린다는 중요한 개념이다. 셀 개념을 도입한 아날로그 방식이 1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이다. 1980년대에 반도체 기술이 등장하면서 1세대 이동통신이 가능해졌다.
2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나라는 한국이다. 미국은 CDMA 방식을 채택했다. 유럽은 1988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시간분할다중접속방식(TDMA)에 기반한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유럽형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 시스템의 2세대 방식을 채택했다.
이런 까닭에 한국에서 쓰이는 휴대전화기는 미국에서는 로밍(다른 지역으로 옮겨 간다는 뜻)이 가능하지만 유럽에서는 로밍이 불가능하다.
이후 2세대 휴대전화는 다양한 IT 기기와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휴대전화에 소형 카메라가 장착되고, MP3 파일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휴대전화로 기본적인 음성통화가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LCD가 휴대전화에 부착되면서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커졌다.
이제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고, TV를 보는 모습은 흔한 광경이 돼버렸다. 카메라, MP3 플레이어에 이어 휴대용 방송 서비스인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기능까지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3세대 통신이 다가온 것이다. 3세대가 2세대와 다른 점은 인터넷과 같은 데이터 통신과 화상 멀티미디어 통신이 지원되는 글로벌 이동통신이라는 점이다. 자신의 휴대폰이나 접속카드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유·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접속이 가능하다.
3세대 휴대전화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영상통화를 가능하게 한다. 「세대」를 뜻하는 영어 「제너레이션(Generation)」의 첫자를 따 「3G 휴대전화」라고 부르기도 하는 3세대 휴대전화는, WCDMA(Wideband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광대역 부호 분할다중접속) 방식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킬로급에서 메가급으로 증가한 것이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휴대전화와 방송의 결합
3세대 휴대전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방송과의 결합이다.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는 말 그대로 걸어다니거나 차를 타고 가면서 휴대전화로 TV와 라디오, 멀티미디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 방송이다. 탁자 위 전화가 개인 휴대용품으로 발전했듯, TV 수상기가 주머니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이다. 누구나 자신의 휴대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하다.
DMB는 기존 개념을 완전히 흔들어 버리는 새로운 형태의 방송이다. 기존 TV 방송보다 더 나은 화질과 FM 방송을 능가하는 음질을 제공함으로써 방송의 품질을 한 차원 높인, 이동통신과 결합한 최초의 방송이다. 서로 다른 형식의 멀티미디어들이 하나로 통합된 새로운 방송의 출현이다.
음악을 들으며 스튜디오에 나온 게스트의 모습을 보거나, 동시에 관련 웹사이트를 검색하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신만 가능했던 기존 방송과 달리, 양 방향 통신을 통해 설문조사, 인기투표나 즉석퀴즈에 바로 참가할 수 있다. 그러나 DMB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로는 볼 수 없다. DMB 전파를 받을 수 있는 전용 칩이 없기 때문이다.
DMB는 DMB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에게 전파를 어떻게 쏘느냐에 따라 위성 DMB와 지상파 DMB로 나뉜다. 위성 DMB는 말 그대로 인공위성을 통해 전파를 쏘는 방식이다. 위성 DMB 회사가 TV 드라마나 쇼 등 방송 프로그램을 사서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에 전파로 보낸다. 이 전파를 받은 인공위성은 지상에 있는 서비스 가입자의 휴대전화로 그 전파를 다시 보낸다.
위성 DMB는 인공위성에서 전파를 쏘는 만큼 전파가 방해를 받지 않아 전국 어디서나 휴대전화로 방송을 볼 수 있다. 전국을 시청권에 두는 위성 DMB는 설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 많아 유료 서비스이다.
지상파 DMB는 인공위성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 TV 방송처럼 지상에서 발사한 전파를 DMB 휴대전화가 잡아서 보는 방식이다. 현재의 TV 전송 방식인 미국 NTSC 방식은, 달리는 차 안에서 선명한 화질의 방송을 시청하지 못한다. 전파가 건물에 부딪히면서 발생한 반사파가 정상파 간의 차이로 화면 떨림이나 잔상 효과를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DMB는 방송과 통신의 특성을 한데 섞어 이를 극복했다. 하지만 아직 높은 건물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는 전파가 잘 잡히지 않는다. FM 라디오 수신 지역을 서비스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 DMB는 전용 휴대전화만 사면 무료이다.
전화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바꾸어 놓은 통신 수단 중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DMB폰은 3세대 휴대전화의 대표 주자이다. 안팎에서 제기된 아이디어와 기술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조화를 이루어 누구나 선망하는 상품으로 탄생한 3세대 휴대전화는, 글로벌 이동통신 서비스의 주역이다.●
그림 : 유완석
여기저기서 휴대전화가 울려 댄다. 이어진 전화선이 없는 전화기가 소리 높여 울려 댄다. 우리는 휴대전화 덕택으로 안방에 앉아서, 전철 안에서, 화장실에서 공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세계 모든 나라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
「엄지족」, 「폰팅족」이란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21세기 통신혁명의 주축은 휴대전화로 대표되는 이동통신이다. 이동통신이 가능하게 한 기술은 최근 불쑥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이동통신의 뿌리는 100여 년 전의 무선통신에 근거를 둔다.
전화(Telephone)는 그리스語의 「원격(Tele)」과 「음성(Phone)」을 합친 말로, 먼 거리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다. 인류의 통신혁명을 이끈 실용 전화기를 처음 선보인 사람은 미국의 그레이엄 벨(1876년)이다. 130여 년 전,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한 이래 1세기 동안 전화는 정해진 곳에서 사용하는 기기였다. 두 전화기 사이에 전기적 신호가 전화선을 매개로 흘러야만 했기 때문에 선 없이는 통화할 수 없었다. 최초로 제작된 전화기는 감도가 너무 나빠서 실용적이지 못했다. 그 후 에디슨이 탄소 마이크로폰과 소리를 크게 하는 트랜스(변압기)를 발명해 현재 사용하는 전화기의 원형을 완성시켰다. 최근에는 소형 콘덴서(축전기) 마이크가 송화장치로 장착되어 훨씬 가볍고, 음질이 뛰어나다.
우리의 목소리가 電線(전선)을 타고 먼 곳의 사람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전화기는, 어릴 적 종이컵 2개에 실을 묶어 전화놀이를 하던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종이 원통 전화기는 공기의 진동이 실을 통해 그대로 이어지지만, 전화기는 이 진동이 전기신호로 바뀌어 전달된다.
전화기의 핵심은 음성을 전류로 바꾸고 전류를 다시 음성으로 바꾸는 일종의 변환기능이다. 전화의 원리는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원리와 비슷하다. 우리는 성대를 진동시켜서 목소리를 낸다. 성대의 진동이 만들어 내는 공기의 진동을, 혀의 위치나 입의 모습을 변화시킴으로써 여러 가지 음파를 입 밖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전화 신호음은 모스부호에서 착안
먼 거리에 있는 상대방에게 음성을 전달하는 전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음성을 전류로 변환하는 송화기, 전류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수화기, 전류를 흘리기 위한 전지와 전류를 전달하는 전선이 필요하다.
먼저 송화기에서 음성을 전류로 변환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송화기에는 인간의 성대와 같은 진동판이 있다. 「듀랄루민」 등으로 만든 진동판은 음성에 의해 진동하고, 그 진동의 압력이 진동판 바로 뒤에 있는 탄소가루(탄소립)에 전달된다. 탄소가루의 전기저항은 압력에 따라 변화하므로, 회로를 흐르는 전류도 음성의 변화와 동일하게 변화한다. 탄소가루를 통해 음성과 동일하게 변화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음성전류」라 불리는 이 전류가 상대방의 수화기로 흐른다. 전류는 가만히 두면 어떤 변화 없이 그대로 흐른다. 전선에 대고 소리를 지르거나 전선을 막대기로 두드린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수단으로는 공기의 진동과 같은 변동이 전류에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항이 있을 경우는 문제가 달라진다. 저항은 전류의 흐름을 막는 것이기에, 전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수화기는 영구자석에 코일이 감긴 전자석과 소리를 만드는 진동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화기로 흐른 음성전류는 다시 전류에서 음성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거친다. 진동판은 항상 영구자석에 의해 吸引(흡인: 기체나 액체 따위를 빨아들임)되어 있으나, 코일에 음성전류가 흐르면 그 전류의 변화에 따라서 자력선이 변화하므로 진동판은 음성전류에 맞추어 진동한다. 그 결과 송화기에서 보내진 음성이 재생되는 것이다. 즉, 사람의 성대에서 나오는 소리에 따른 공기의 진동을 전기의 진동으로 변화시켜, 유선을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음성→전류진동→음성」의 통신 방식이 바로 전화이다.
신호가 갈 때 「뚜우우」 하는 소리와 통화 중일 때 「뚜뚜뚜뚜」 하는 소리는 과거 전화가 발명되기 이전 사용되었던 모스 부호에서 착안되어 나온 것이다. 전화에 흐르는 전류는 인체에 무해한 48V(볼트)로 세계 공통이다.
이동통신망에서 無線은 극히 일부분
무선전화기인 휴대전화는 유선전화기의 원리와 같다. 다만 線(선) 대신 휴대장치에 전파를 받을 수 있는 「수신 주파수」와 전파를 보낼 수 있는 「송신 주파수」가 있어서 본체와 교신을 한다. 본체에서 송신 주파수를 보내면 휴대전화에 수신되어 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으면 본체와 송수신이 된다. 무선통신의 대표적 예인 휴대전화 통신의 경우, 통화할 때 상대방과 무선으로 직접 연결돼 있다고 착각하기 쉽다. 실제로는 휴대전화와 기지국 간에만 무선통신이 이뤄진다. 이동통신망을 흘러 다니는 신호는 90% 이상의 시간을 「유선망」에서 보낸다. 이동통신망에서 無線(무선)인 부분은 실제로 극히 일부분이다.
이동통신 시스템은 크게 이동 단말기(휴대전화기), 기지국, 기지국을 연결시켜 주는 유선통신망으로 구성된다. 휴대전화의 정보는 기지국을 거쳐서 유선으로 전화 상대방이 있는 곳을 담당하는 기지국으로 이동한 다음, 그 기지국에서 상대 휴대전화로 쏘아 준다.
각 기지국에 설치된 안테나를 통해 통신 전파를 주고받는다. 휴대전화에는 사용자가 어느 지역에 있더라도 기지국과 연결될 수 있도록 「신시사이저」라는 장치가 들어 있다. 그러니까 이동통신에서는 1대의 기지국이 수많은 휴대전화와 교신하는 1:N의 구조를 갖춘 셈이다.
휴대전화는 아날로그 신호인 음성을 수십만 개의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전달하는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코드분할 다중접속장치. 여러 사용자가 동일한 주파수를 동시에 사용하는 방식)라는 방식이 사용된다.
디지털이란 컴퓨터의 정보처리와 마찬가지로 소리ㆍ그림ㆍ문자의 모든 정보를 0과 1로 된 숫자로 바꿔서 저장·재생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음성을 수십만 개의 조각으로 미분해, 이를 무선 주파수에 실어 전송하고, 조각으로 나눠진 신호를 다시 순서대로 조립해 재생하는 식이다.
CDMA는 대표적인 2세대 통신기술이다. 2세대 통신기술이 등장하면서 휴대전화의 크기가 손바닥 안에 놓일 정도로 작아지고, 무게가 100~200g 정도로 들고 다닐 수 있는 그야말로 휴대전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변화했다.
한국, 2세대 이동통신 세계 최초 商用化
이동통신 단말기는 영어로 「셀룰러 폰(cellular phone)」이다. 여기서 셀(cell)은 넓은 지역을 작은 구역(셀)으로 나눠 주파수를 재활용함으로써 전체 사용자 수를 늘린다는 중요한 개념이다. 셀 개념을 도입한 아날로그 방식이 1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이다. 1980년대에 반도체 기술이 등장하면서 1세대 이동통신이 가능해졌다.2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나라는 한국이다. 미국은 CDMA 방식을 채택했다. 유럽은 1988년 독자적으로 개발한 시간분할다중접속방식(TDMA)에 기반한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유럽형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 시스템의 2세대 방식을 채택했다.
이런 까닭에 한국에서 쓰이는 휴대전화기는 미국에서는 로밍(다른 지역으로 옮겨 간다는 뜻)이 가능하지만 유럽에서는 로밍이 불가능하다.
이후 2세대 휴대전화는 다양한 IT 기기와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디지털카메라의 보급과 함께 휴대전화에 소형 카메라가 장착되고, MP3 파일을 들을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휴대전화로 기본적인 음성통화가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LCD가 휴대전화에 부착되면서 사용자가 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커졌다.
이제는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고, TV를 보는 모습은 흔한 광경이 돼버렸다. 카메라, MP3 플레이어에 이어 휴대용 방송 서비스인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기능까지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3세대 통신이 다가온 것이다. 3세대가 2세대와 다른 점은 인터넷과 같은 데이터 통신과 화상 멀티미디어 통신이 지원되는 글로벌 이동통신이라는 점이다. 자신의 휴대폰이나 접속카드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유·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접속이 가능하다.
3세대 휴대전화는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영상통화를 가능하게 한다. 「세대」를 뜻하는 영어 「제너레이션(Generation)」의 첫자를 따 「3G 휴대전화」라고 부르기도 하는 3세대 휴대전화는, WCDMA(Wideband 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광대역 부호 분할다중접속) 방식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킬로급에서 메가급으로 증가한 것이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휴대전화와 방송의 결합
3세대 휴대전화의 가장 큰 특징은 방송과의 결합이다.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는 말 그대로 걸어다니거나 차를 타고 가면서 휴대전화로 TV와 라디오, 멀티미디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서비스 방송이다. 탁자 위 전화가 개인 휴대용품으로 발전했듯, TV 수상기가 주머니 안으로 들어온다는 뜻이다. 누구나 자신의 휴대 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시청이 가능하다.
DMB는 기존 개념을 완전히 흔들어 버리는 새로운 형태의 방송이다. 기존 TV 방송보다 더 나은 화질과 FM 방송을 능가하는 음질을 제공함으로써 방송의 품질을 한 차원 높인, 이동통신과 결합한 최초의 방송이다. 서로 다른 형식의 멀티미디어들이 하나로 통합된 새로운 방송의 출현이다.
음악을 들으며 스튜디오에 나온 게스트의 모습을 보거나, 동시에 관련 웹사이트를 검색하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신만 가능했던 기존 방송과 달리, 양 방향 통신을 통해 설문조사, 인기투표나 즉석퀴즈에 바로 참가할 수 있다. 그러나 DMB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휴대전화로는 볼 수 없다. DMB 전파를 받을 수 있는 전용 칩이 없기 때문이다.
DMB는 DMB 서비스에 가입한 사람에게 전파를 어떻게 쏘느냐에 따라 위성 DMB와 지상파 DMB로 나뉜다. 위성 DMB는 말 그대로 인공위성을 통해 전파를 쏘는 방식이다. 위성 DMB 회사가 TV 드라마나 쇼 등 방송 프로그램을 사서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에 전파로 보낸다. 이 전파를 받은 인공위성은 지상에 있는 서비스 가입자의 휴대전화로 그 전파를 다시 보낸다.
위성 DMB는 인공위성에서 전파를 쏘는 만큼 전파가 방해를 받지 않아 전국 어디서나 휴대전화로 방송을 볼 수 있다. 전국을 시청권에 두는 위성 DMB는 설비를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 많아 유료 서비스이다.
지상파 DMB는 인공위성을 이용하지 않고, 일반 TV 방송처럼 지상에서 발사한 전파를 DMB 휴대전화가 잡아서 보는 방식이다. 현재의 TV 전송 방식인 미국 NTSC 방식은, 달리는 차 안에서 선명한 화질의 방송을 시청하지 못한다. 전파가 건물에 부딪히면서 발생한 반사파가 정상파 간의 차이로 화면 떨림이나 잔상 효과를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DMB는 방송과 통신의 특성을 한데 섞어 이를 극복했다. 하지만 아직 높은 건물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는 전파가 잘 잡히지 않는다. FM 라디오 수신 지역을 서비스 대상으로 하는 지상파 DMB는 전용 휴대전화만 사면 무료이다.
전화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바꾸어 놓은 통신 수단 중 가장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DMB폰은 3세대 휴대전화의 대표 주자이다. 안팎에서 제기된 아이디어와 기술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조화를 이루어 누구나 선망하는 상품으로 탄생한 3세대 휴대전화는, 글로벌 이동통신 서비스의 주역이다.●
그림 : 유완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