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야구를 다시 한 번 꽃 피우겠습니다』
「자율야구」의 주창자 李廣煥(52·이광환) 前 LG 감독이 돌아왔다. 李감독은 4년 4개월 간의 野人(야인) 생활을 마치고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복귀했다. 한화는 11월7일 『계약이 만료된 이희수 감독과의 再계약을 포기하고 후임으로 李廣煥씨를 제5代 감독으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2년간 계약금과 연봉 각 1억1000만원씩, 총액 3억3000만원이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현 두산) 코치를 시작으로 프로야구에 발을 들여놓은 李감독은 1986년 일본 세이부 라이온스와 1987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유학파. 그는 OB(1989~1990년)에 이어 1992년부터 LG 사령탑을 맡아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며 「자율야구」의 개척자로 떠올랐다.
李감독은 국내에 뿌리 박혀 있던 일본식 「관리야구」를 벗어나 선수들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야구를 전파했다. 지시와 통제에 의한 야구가 아니라 선수 스스로가 「생각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李감독은 자신의 야구관을 펼치기 위해, 먼저 1992년 가을 LG의 1군 선수들을 모두 이끌고 미국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교육리그도 낯선 마당에 팀 전체가 참가한다는 것은 화제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리그 참가 후 미국 선수들의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훈련 모습을 몸소 체험한 LG선수들은 변해 있었다. 프로의 의미를 처음으로 깊이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선수들의 훈련 자세가 능동적으로 바뀌자 李감독은 다음 작업으로 선수들이 목적 의식을 갖도록 했다. 무조건 주입식으로 가르치기보다는 훈련 하나하나마다 이유를 따져 물어 선수가 자신의 플레이를 이해하도록 했다.
생각하면서 야구를 할 때 기량이 발전하고 선수들 스스로 하는 야구가 가능해진다는 판단에서다. 李감독의 노력은 후일 「LG 선수들은 야구를 알고 한다」는 평가로 보상받았다. 李감독은 스타 시스템을 고안해 분업화를 정착시켰고, 선수들의 체력을 과학적으로 관리했다.
스타 시스템은 투수진의 임무를 선발과 롱릴리프, 셋업맨, 마무리 등으로 분담해 마운드를 운영하는 방식. 이같은 방식은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투수들의 활용폭을 넓히고 의욕을 고취시키는 一石二鳥(일석이조)의 효과로 나타났다. 여기에 2군을 통한 재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하나씩 터를 닦은 자율야구는 1990년대 중반 LG를 신흥 명문구단으로 올려 놓은 토대가 됐다.
그의 자율야구는 1994년 우승을 정점으로 조금씩 퇴색하기 시작했다. 정상 정복 이후 선수들이 자율의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팀 플레이보다 개인 성적을 앞세웠던 것이다.
1996년 전반기 성적 35승42패5무로 중간순위 6위.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형식이었지만 1994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면서 자율야구의 바람을 일으켰던 李廣煥 감독의 중도하차는 충격이었다. 통산 성적은 378승355패19무.
새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李감독은 「자율야구는 책임야구」라는 말을 강조했다.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선수들이 자율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순간 자율야구의 의미는 없어진다』
4년 전과 달라진 점을 비교해 달랬더니 그는 주저없이 『각 팀마다 특성이 없어졌다』고 했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이광환의 「자율야구」, 김응용·김성근의 「관리야구」 등 색깔 있는 야구가 팬들을 불러모았는데 지금은 오로지 「이기는 야구」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李감독은 『자율야구는 변함 없는 신념』이라며 『올해 삼성으로 옮긴 옛 스승 김응용 감독의 관리야구와 내년 시즌 멋진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균·최동원·박노준 등 오랫동안 야구판을 떠나 있던 왕년의 스타들을 코치로 불러들인 그는 『야구는 밖에서 보면 오히려 더 잘 보일 수 있다』며 『쓰고 단 인생경험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코치로서 적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대성이 빠진 투수력을 기존 선수들의 「업그레이드」로 보강해 내년 시즌 최소한 4강에는 들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부인 윤명자씨와 2남을 두고 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현 두산) 코치를 시작으로 프로야구에 발을 들여놓은 李감독은 1986년 일본 세이부 라이온스와 1987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은 유학파. 그는 OB(1989~1990년)에 이어 1992년부터 LG 사령탑을 맡아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며 「자율야구」의 개척자로 떠올랐다.
李감독은 국내에 뿌리 박혀 있던 일본식 「관리야구」를 벗어나 선수들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야구를 전파했다. 지시와 통제에 의한 야구가 아니라 선수 스스로가 「생각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李감독은 자신의 야구관을 펼치기 위해, 먼저 1992년 가을 LG의 1군 선수들을 모두 이끌고 미국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교육리그도 낯선 마당에 팀 전체가 참가한다는 것은 화제를 일으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리그 참가 후 미국 선수들의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훈련 모습을 몸소 체험한 LG선수들은 변해 있었다. 프로의 의미를 처음으로 깊이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선수들의 훈련 자세가 능동적으로 바뀌자 李감독은 다음 작업으로 선수들이 목적 의식을 갖도록 했다. 무조건 주입식으로 가르치기보다는 훈련 하나하나마다 이유를 따져 물어 선수가 자신의 플레이를 이해하도록 했다.
생각하면서 야구를 할 때 기량이 발전하고 선수들 스스로 하는 야구가 가능해진다는 판단에서다. 李감독의 노력은 후일 「LG 선수들은 야구를 알고 한다」는 평가로 보상받았다. 李감독은 스타 시스템을 고안해 분업화를 정착시켰고, 선수들의 체력을 과학적으로 관리했다.
스타 시스템은 투수진의 임무를 선발과 롱릴리프, 셋업맨, 마무리 등으로 분담해 마운드를 운영하는 방식. 이같은 방식은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투수들의 활용폭을 넓히고 의욕을 고취시키는 一石二鳥(일석이조)의 효과로 나타났다. 여기에 2군을 통한 재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하나씩 터를 닦은 자율야구는 1990년대 중반 LG를 신흥 명문구단으로 올려 놓은 토대가 됐다.
그의 자율야구는 1994년 우승을 정점으로 조금씩 퇴색하기 시작했다. 정상 정복 이후 선수들이 자율의 매너리즘에 빠지면서 팀 플레이보다 개인 성적을 앞세웠던 것이다.
1996년 전반기 성적 35승42패5무로 중간순위 6위. 성적에 대한 책임을 묻는 형식이었지만 1994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면서 자율야구의 바람을 일으켰던 李廣煥 감독의 중도하차는 충격이었다. 통산 성적은 378승355패19무.
새로 한화 유니폼을 입으면서 李감독은 「자율야구는 책임야구」라는 말을 강조했다.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선수들이 자율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순간 자율야구의 의미는 없어진다』
4년 전과 달라진 점을 비교해 달랬더니 그는 주저없이 『각 팀마다 특성이 없어졌다』고 했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이광환의 「자율야구」, 김응용·김성근의 「관리야구」 등 색깔 있는 야구가 팬들을 불러모았는데 지금은 오로지 「이기는 야구」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李감독은 『자율야구는 변함 없는 신념』이라며 『올해 삼성으로 옮긴 옛 스승 김응용 감독의 관리야구와 내년 시즌 멋진 승부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균·최동원·박노준 등 오랫동안 야구판을 떠나 있던 왕년의 스타들을 코치로 불러들인 그는 『야구는 밖에서 보면 오히려 더 잘 보일 수 있다』며 『쓰고 단 인생경험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코치로서 적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대성이 빠진 투수력을 기존 선수들의 「업그레이드」로 보강해 내년 시즌 최소한 4강에는 들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부인 윤명자씨와 2남을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