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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 등 기존 ‘개혁신당’ 인사들이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당 지도부 전원의 지역구 출마 ▲선거 정책 홍보는 이준석이 지휘 ▲류호정, 배복주 등 기존 개혁신당 지지층이 반발하는 인사들에 대한 문책 등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KBS가 보도했다.
KBS는 17일, 개혁신당 관계자를 인용해 “이준석 대표를 주축으로 한 기존 개혁신당 멤버들이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낙연 대표 측에 세 가지 제안을 던졌지만 거절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개혁신당’, 즉 ‘이준석당’ 인사들은 개혁신당 지도부 전원이 지역구 선거에 출마할 것을 결의하자고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 요구했다. 이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공동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자신의 출마 지역구는 정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여유만만하게 ‘내가 이낙연이라면 계양 을(이재명 지역구)에 출마한다’는 식으로 전략가 행세를 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준석이 선거 홍보 지휘'가 수용불가한 이유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전체 선거를 총괄 지휘해야 할 이낙연 공동대표 입장에서는 ‘총선 출마’가 여러모로 손해일 수 있다. 같은 지역에서 연거푸 세 번 떨어진 이준석 공동대표와 달리 이미 국회의원 5선을 기록한 이낙연 공동대표에 국회의원 당선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
이낙연 공동대표에게는 오히려 선거 지휘 결과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이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게 ‘이재명 대안’으로 부상하는 게 더 중요한 정치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하면, ‘지역구 출마 결의’ 운운하는 요구는 이낙연 공동대표 입장에서 수용하기 쉽지 않은, 받아들여 봤자 득 될 게 별로 없는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선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준석 공동대표 측은 또 당의 선거 정책·홍보 캠페인을 이준석 공동대표가 공동정책위의장과 함께 지휘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앞선 ‘지역구 출마 결의’보다 더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자신이 마치 ‘선거의 신’이라도 되는 듯한 언행을 하지만, 그가 ‘선거 전략’ ‘정책 홍보’에 특별한 능력을 지녔는지 입증된 일이 없다.
“오세훈을 서울시장으로 만들었다”는 자화자찬
이준석 공동대표는 “내가 오세훈을 서울시장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자화자찬일 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박원순 자살’로 시행된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보궐선거를 실시한 책임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있었다는 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의 ‘농지법 위반’ 의혹과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의 조직적인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에 민심이 분노한 점 ▲서울시민의 지적 수준을 무시한 ‘친민주당’ 성향 매체들과 인사들의 편향적인 ‘오세훈 생태탕’ 등이다.
가장 결정적인 ‘오세훈 승리 요인’은 바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의 ‘단일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2021년 보궐선거 승리 요인 중 ‘안철수와의 단일화’가 기여도가 가장 크다는 점은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참고로,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자신을 제외하고 현존하는 정치인 중 가장 ‘전략가’라는 식으로 추켜세우는, 각 당을 넘나들며 전국구·비례대표 의원 5선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여러 당을 전전하면서도 국민 앞에서 항상 당당한, 84세인데도 ‘현실 정치’에 이런저런 훈수를 두는, 그 김종인씨는 ‘오세훈-안철수 단일화’를 반대했다.
사실이 이와 같은데도, 아무런 근거 없이 “내가 20대 청년들을 유세차에 세우고 연설하게 했다”며 공로 또는 기여도를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자기 위로’에 불과하다.
이준석이 ‘대선 승리’에 무슨 기여?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내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또 ‘대선 승리 일등공신’이라고 자처했다. 이 역시 객관적 근거는 전혀 없다. 그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현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윤석열 지지율 하락’을 조장했다는 비판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부터 ‘윤석열’을 자기가 두는 장기판의 하나의 ‘장기 말’로 여기고, 온갖 말을 쏟아냈다. 대선 때는 두 차례 ‘가출’을 했다. 그때마다 ‘윤석열 지지율’은 급락했다. 그랬던 이준석 공동대표가 지속적으로 ‘대선 일등 공신’을 자처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20대 대통령 선거일인 3월 9일 다음 날인 10일, 전국 성인남녀 중 20대 대선 투표자 1002명을 대상으로 ‘이재명·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 ‘이재명·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이준석 주장의 허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자유응답’ 형식으로 진행되고, 각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2개까지 응답하도록 허용된 여론조사 결과 중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밝힌 423명이 내세운 이유를 보면 그렇다.
당 대표였다는 이유로 “지방선거 승리 이끌어” 주장
이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투표 이유’로 ▲정권 교체 39% ▲상대 후보가 싫어서 또는 그보다 나아서 17% ▲신뢰감 15% ▲공정·정의 13% ▲국민의힘 지지 7% ▲잘할 것으로 기대/정책·공약/새로운 인물 각 6% ▲민주당이 싫어서/인간성/주관·소신 각 5% ▲도덕성/부정부패 척결/부동산 정책 각 4% ▲경제 기대/호감 간다/단일화 각 3% ▲법치 확립/강직함/여가부 폐지/국가안보 각 2% 등이다.
이를 분석하면, ‘윤석열 집권’ ‘문재명(문재인+이재명) 정권 연장 실패’의 제일 요인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다. 그다음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개인기(신뢰, 공정, 정의)가 주효했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투표 이유’에서 ‘이준석의 흔적’을 찾기는 쉽지 않다.
또한, 이준석 공동대표는 자신이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근거가 없다.
당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이준석의 기여도’를 찾을 수 없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 ▲윤석열 정부 출범에 의한 민심 지형 변화 ▲윤석열 대통령이 주창한 ‘공정과 상식’에 대한 기대감 문재인 정권 심판 여론 덕분에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이준석의 기여도’는 찾기 쉽지 않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어떤 전략을 짰고 무슨 노력을 했는가에 대해서는 이준석 스스로 입증한 뒤 ‘선거 승리 공신’을 자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준석의 그 많던 ‘비단주머니’는?
이처럼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자신의 국회의원 선거는 세 번 떨어졌고, ‘당 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어떻게 지휘했는지도 불분명하다. 심지어 그렇게 자신만만해했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마저 당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당시 이준석 공동대표가 ‘벤허’를 자처하며 ‘네 마리 말’로 내세웠던 ‘천아용인’의 득표율을 보면,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표현보다는 ‘버림을 받았다’ ‘심판을 받았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할 수 있다.
각종 선거에서 ‘비단주머니’ ‘10억짜리 컨설팅’ 식으로 우쭐댔던 ‘이준석 전략’은 ‘수준 이하’란 평이 지배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 있으면서 대선 당시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비단주머니’를 운운했다. ‘정치 초보 윤석열’의 난관 타개, 지지율 제고를 위해 20개나 준비했다고 주장한 ‘이준석의 비책’이다.
마삼중 비책의 효과는??
마치 자신이 소설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제갈량이라도 되는 것처럼, 온갖 선거를 다 겪고 승리로 이끈 것처럼 ‘비단주머니’를 강조했다. “자기 선거도 세 번 떨어졌으면서 무슨 비단주머니를 운운하나?”란 지적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후보가 그걸 받아들이고 같이 준비할 때 효과가 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기어코 ‘대선 후보’에게 “사진 찍고 싶으면 말씀 주세요”란 문구가 있는 빨간색 후드 티(모자가 달린 티셔츠)를 입히고, 부산시내를 돌게 했다.
이밖에 이른바 댓글조작 대응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소위 ‘크라켄’, ‘AI(인공지능) 윤석열’, ‘호남 손편지 200만장’, ‘59초 쇼츠 공약’, ‘윤석열차’ 등을 내놨다. 이 같은 ‘이준석의 비단주머니’가 ‘윤석열 당선’ 또는 ‘국민의힘 승리’에 대체 무슨 긍정적인 기여를 했을까.
이준석표 ‘40억짜리 컨설팅’의 결과는 ‘전멸’
또한,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지난해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신의 ‘대리인’ 또는 ‘아바타’ 격으로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등 4명을 내세웠다. 그는 천아용인 선거 지원과 관련해서 “농담으로 여의도 바닥에서 이 정도 전당대회 컨설팅해주면 10억원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4명이면 도대체 얼마인가. 근데 그냥 공짜로 해주고 있다”며 “이준석 정도의 컨설턴트라면 몇억은 당긴다”고 또 자화자찬을 했다.
당시 ‘천아용인’이 공짜로 받은 ‘이준석표 선거 전략’의 실체는 불분명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공개된 ‘이준석표 10억짜리 컨설팅’ 또는 ‘총합 40억짜리 이준석 선거 대책’의 단면이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이준석 전략’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바로 ‘천찍자지(천하람 찍어야 자유로운 정치 발언 지킵니다란 뜻의 이준석 표 줄임말)’와 ‘천아용인 단체 율동’이다.
볼썽사나운 ‘천찍자지’와 ‘단체율동’
단체로 율동을 하는 시대착오적인 선거운동 방식, ‘천찍자지’란 볼썽사나운 구호, 특정인이 배후에서 각본·연출한 대로 움직이는 듯한 ‘천아용인’의 언행은 당내 선거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 결과, 이준석 현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지원한, 공짜로 각각 ‘10억짜리 컨설팅’을 해 준 소위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은 ‘전멸’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천’의 득표율은 14.98%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은’과 ‘용’은 각각 9.9%, 10.87%다.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인’은 득표율 18.71%를 기록했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모두 ‘윤석열 지원’을 외친 ‘친윤(親尹)’ 인사들이 차지했다.
이낙연 입장에서 이준석은 ‘신용거래’ 불가하지 않을까?
이를 보면,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 입장에서는 ‘이준석’의 실력을 믿을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이준석식 표현’에 따르면 ‘신용거래’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그 ‘이준석’이 선거 정책 홍보를 지휘하도록 해 달라는 제안을 이낙연 공동대표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만일 이낙연 공동대표가 그 요구를 수용한다면, 그가 ‘이준석의 비단주머니’를 굳이 받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답을 그간 ‘이준석’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이들, 대다수 국민은 이미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