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19년 10월 23일 이낙연 당시 총리가 우리 정부를 대표해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했다. 사진=조선DB
최근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에 대한 자질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황 내정자가 "연미복은 일본 정치인의 제복"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내놓아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황 내정자는 17일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자질 논란을 언급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공격하며 "이낙연이 일본통인 줄 알고 있다"며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일본 정치인의 '제복'인 연미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이낙연은 일본 총리에 어울린다"고 주장했다.
이는 2019년 10월 23일 이낙연 당시 총리가 우리 정부를 대표해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했을때 연미복을 입은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과거 황 내정자의 "불고기의 어원은 일본"이라는 발언처럼 사실과 완전히 다르다. 연미복
(燕尾服)
은 'swallow-tailed coat'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앞단은 짧고 뒷단은 코트처럼 길어 제비꼬리처럼 보인다는 뜻의 단어다.
연미복은 드레스코드의 최고 단계인 '화이트 타이'에서 요구되는 복장으로, 남성 정장 중 최고 수준의 격식을 갖춘 옷이다. 드레스코드는 행사 주최 측에서 손님들에게 요구하는 복장 기준을 뜻한다.
공식 행사에서는 드레스 코드가 수트-블랙 타이-화이트 타이 순으로 엄격해진다. 남성 기준으로 '수트'는 일반적인 정장에 타이, '블랙 타이'는 턱시도, '화이트 타이'는 연미복 차림을 요구한다. 턱시도는 실크(silk) 소재의 깃이 달린 재킷에 검은 나비넥타이가, 연미복은 뒷단이 앞단보다 훨씬 긴 재킷과 흰 나비넥타이가 필수다. 전통 의상도 공식적인 의상으로 간주된다.
일반적으로 국빈 만찬에서는 '블랙 타이' 드레스 코드가 적용돼 참석자들은 턱시도를 대여하는 경우가 많다. '화이트 타이'는 영국 여왕 만찬 등 특수한 경우에 요구된다. 지난 2013년 11월 박근혜 대통령이 영국을 국빈방문했을 때 버킹검궁에서 개최된 엘리자베스여왕 주최 국빈만찬의 드레스코드는 블랙 타이 보다 더 높은 수준의 화이트 타이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김행 대변인은 한복을, 남성 참석자들은 연미복을 대여해 입고 참석했다. 외교 및 의전 행사에서 참석자는 상대방의 문화를 인정한다는 뜻에서 드레스코드를 맞춰야 한다.
연미복이 일본 정치인의 제복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새로운 총리와 내각이 구성되면 총리 공관에서 첫 내각회의를 마친 후 단체로 연미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풍습에서 생긴 오해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특정 자리에서 연미복이 등장한다고 해서 "연미복은 일본 정치인의 제복"이라고 말한다면 세간의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경기관광공사는 맛집을 소개하는 곳이 아니라 관광지, 음식, 놀이 등 의식주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문화를 담당하는 곳이다. 드레스코드조차 모르는, 문화에 무지한 사람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임명하겠다는 임명권자나 감투 좀 썼다고 아무 말이나 내뱉는 내정자나 수준이 똑같아 보인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