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과 함께 아난티코브와 힐튼 부산에서 숙박하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맥퀸즈 바’에서 먹은 점심 메뉴와 ‘맥퀸즈 라운지’의 빙수다.
맥퀸즈바는 힐튼 호텔 10층에 자리 잡은 곳이다. 고층이다보니 오션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경관이 매력적이었다. 이곳에는 음식과 디저트류를 같이 팔고 있어 식사와 커피를 장소 이동 없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는 평소에 디저트를 잘 먹지 않기 때문에 메뉴를 유심히 보지 않았는데, 미식가 동생은 힐튼 부산에 왔으면 꼭 빙수를 먹어야 한다며 메뉴를 보자마자 호들갑을 떨었다.
빙수만 먹으려 했지만 출출했기에 기장 멸치 튀김과 달고기를 주문했다. 처음 메뉴판을 보고 ‘닭고기’가 아닌 ‘달고기’로 쓰여 있어서 오타인 줄 알았는데 닭이 아닌 생선 요리였다.
서버에게 물어보니 ‘달고기’에 홍합, 조개 마늘 버터 소스를 첨가한 해산물 소스를 베이스로 고소하며 은은한 향이 일품이라고 추천해주었다. 달고기가 생소해서 포털 사이트에 찾아보니 몸 옆쪽 가운데에 있는 둥근 반점 때문에 달고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게다가 생선회로는 고급 어종에 속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 난생 처음 먹은 달고기였는데 부드럽게 넘어가며 소스가 맛있어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다.
멸치 튀김은 사실 술안주로 주문하고 싶었지만 대낮부터 술은 아닌 거 같아서 튀김으로 만족했다. 멸치를 떠올리면 작은 조림을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통통하고 거대한 튀김이 나와서 놀랐다. 우리가 평소에 먹는 멸치를 햇볕에 말리기 전에는 이렇게 클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간단한 요기를 마친 후, 같은 층 바로 옆에 위치한 ‘맥퀸즈 라운지’로 이동해 빙수를 맞이했다. 하나만 먹기 아쉬워 팥빙수와 망고빙수를 주문했다. 망고빙수는 38,000원 팥빙수는 33,000원이다. 5성급 호텔 빙수들이 비싼 건 알고 있었지만 ‘헉’ 소리가 나는 가격이다. 하지만 후기를 찾아보니 먹은 것을 후회하지 않을 맛이라는 칭찬이 가득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여행이니 좋은 것을 대접해드리고 싶어서 큰 맘 먹고 주문했다.
팥빙수는 큰 놋그릇에 팥이 수북하게 담겨져 나왔다. 단아한 인절미 경단이 꽃처럼 둥글게 올려져 있었다. 사이드 메뉴를 담아내듯이 세 개의 작은 놋그릇에 팥, 견과류, 우유빙수가 담겨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팥도 너무 달지 않아서 좋았고, 알갱이도 적당히 씹혀 식감마저 환상적이었다. 빙수 맛도 좋았지만 10층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을 수 있어서 팥빙수의 맛을 더욱 기분 좋게 느낄 수 있었다.

망고 빙수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처음 보자마자 모양이 너무 예뻐서 감탄했다. 달콤한 망고 소스 베이스에 우유빙수가 가득 담겨 있었고, 신선한 망고가 수북히 올려 있는데 그 위에 흰색 분홍색 솜사탕이 또 올려져 있었다.
팥빙수처럼 작은 놋그릇 세 개에 팥, 마카롱, 우유빙수도 함께 담겨져 있었다. 얼음과 함께 떠먹은 망고 빙수는 입에 넣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달콤하면서도 아삭하게 씹히는 망고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메뉴판을 보고 놀랐지만, 입에 넣는 순간 가격을 잊게 만드는 맛이었다.
게다가 빙수를 담은 그릇에서 세심함이 돋보였다. 차가운 놋그릇 덕분에 빙수가 녹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놋그릇’ 또는 ‘방짜유기’라고도 불리는 이 그릇은 지금은 생활 속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선조들의 지혜와 삶이 담겨 있는 그릇이다.
미네랄이 부족한 현대인은 알지 못하는 세균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야 하고 특히 요즘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염려하는 시기에 빙수를 놋그릇에 담아내는 힐튼 부산의 과학적 선택과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맛있게 드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니 가격 이상의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글 = 김혜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