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솔부엉이·수리부엉이가 24일 국정감사 현장에 나타났다. 물론 살아 있는 부엉이는 아니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등장한 두 종의 부엉이는 건축물에 부딪혀 죽어 '박제'된 상태였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야생조류 충돌 사고 문제를 지적하기 들고나온 것.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이날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 진행된 환경노동위 국정감사에서 박제된 솔부엉이와 수리부엉이를 준비된 탁상에 세웠다.
  
이 의원은 박제된 부엉이를 가리키며 "여기 박제된 솔부엉이와 수리부엉이는 모두 유리벽에 부딪혀 죽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1년부터 2017년, 지난 6년간 야생조류 1만6800여 마리가 사고를 당했고 그중 4500마리는 법정보호종"이라며 "부딪힌 야생조류 중 약 65%가 죽었다. 맹금류는 속도가 빨라서 부딪히는 순간 폐사되고 만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2011년부터 부딪혀 죽어가는 조류 수가 많아지고 있다"며 "솔부엉이는 그중에서 사고 개체 수 1위인데 무려 726마리가 충돌 사고를 당했고 그중 401마리가 죽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관련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유리건축물·방음벽 등과의 충돌 후 구조된 야생조류는 총 1만6720마리였다. 이 중 63.8%인 1만678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은 이 같은 현실을 지적하면서 "국립생태원이 이를 관리하는데 국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선진국에서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려 노력하지도 않았다"며 "소음·진동방지법 및 건축법을 개정해 방음벽 및 유리건물에 조류 충돌 방지 스티커 부착 등을 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건축물에 대한 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현행법상 규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의원의 지적에 이희철 국립생태원장은 "환경부 차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며 "(관련 대책을) 2015년 시범사업으로 진행했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돼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글=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