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복 "保守의 길이란 初心의 길"... 보수의 가치를 다시 묻다

2017년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 공동체자유주의 세미나 <새로운 보수의 길> 자료집
  •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 업데이트 2017-10-22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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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해당 자료집 표지 캡처
최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保守野黨)의 활로 모색이 분주하다. 대선 패배 이후 혁신(革新)과 자강(自强)의 기치가 휘날리더니 이제는 정계개편의 조짐마저 보인다. 출당(黜黨), 탈당(脫黨), 합당(合黨), 분당(分黨) 등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말연시를 분기점으로 한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의 기미가 드러나고 있다.

보수정당은 어떤 생존법을 선택하게 될까. 어떤 대의명분과 이슈 선점으로 보수의 가치를 다시 새롭게 이끌고 나갈 수 있을까. 보수정치, 보수진영의 새로운 비전 모색에 참고해 볼 만한 자료가 있어 정리한다. 2017년 상반기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주최한 공동체자유주의 세미나 자료집 〈새로운 보수의 길〉이다. 해당 자료집 중 1장의 송복 교수가 강연한 '요약 발제문' 내용을 발췌했다. 강조할 만한 부분은 밑줄을 긋고 굵게 표시했다.


1장 보수의 길: 가치 – 보수의 새로운 길 모색: 진단과 대안
송복(성균관대학교 국정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보수의 길이란 초심(初心)의 길이다. 초심의 초자(初字)는 옷 의(衣)와 칼 도(刀)로 구성됐다. 천을 칼로 자르며 옷을 만든다는 뜻이다. 옷을 잘못 만들었을 때 칼로 베고 다시 만든다는 뜻도 포함된다.

●만일 내가 길을 잘못 들었다면 초심의 길로 다시 돌아가면 된다. 보수의 길은 이처럼 초심으로 되돌아가는 길과 같다. 흔히들 "보수는 망했다" "보수는 위기에 처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고금을 막론하고 보수 세력은 언제나 건재(健在)했다. 현재 상황은 '보수 정당이 파탄(破綻) 상태에 이르렀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튼튼한 보수 세력 토대 위에 새로운 건물을 세우듯 새로운 보수 정당을 설립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보수 본연의 행태는 세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보수는 유연(柔軟)하다. 경직되지 않고 부드럽다. 굽어지거나 꺾일 수 있지만 절대 부러지지 않는다. 자기주장만 고집하고 상대를 무시하는 행태를 보이는 강경파 혹은 극우파는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

둘째, 보수는 여유(餘裕)를 갖는다. 넉넉하고 넓은 마음으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배려한다. 정권을 잡아도 장기 집권을 결코 탐하지 않는다. 서로 주고받는 '소통'을 우선시하며 '협상'에도 일가견이 있다.

셋째, 잘못 만든 옷을 수선하며 초심의 길을 걷듯 보수는 보수(補修)하며 나아간다. 급변하는 세상에 발맞춰 올바른 시대정신을 제시하고 새로운 규칙과 질서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중요하다.

●관점에 따라 보수 본연의 의미는 네 갈래로 나눠진다.

첫 번째, 이념적 보수는 사고의 방향을 달리하는 경험주의, 점진주의, 실용주의와 법치주의로 분류된다. 시대·장소에 따라 국가 운영제도를 달리하는 제도적 보수가 두 번째 본연의 의미다. 사회 혹은 국가에 따라 보수가 내거는 정당 정책은 모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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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집 내용 캡처

보수는 국가 안보와 국가 이익을 지킴으로써 국가 정통성을 유지하고 강화하고자 한다. 산업화와 성장을 이뤄 경제적·사회적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시장경제와 기업경쟁의 자율이 보장되도록 작은 정부가 자리 잡아 규제를 완화시켜야 한다.

심리적 보수는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나타난다. '심리적'이란 태어나면서부터 천부적으로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타고난 성향을 따르다 보면 습관에 휘둘리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스스로 자제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진 자가 앞서 모범을 보이는 수범적 보수라는 의미를 갖는다. 지식, 돈, 명예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자들은 도덕적 의무감을 가져야 한다. 이를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 부른다. 보수주의자는 가진 만큼 내줄 수 있는 자여야 한다.

●기반이 튼튼하면 얼마든지 건물을 세울 수도 있다. 주축이 있다면 언제든지 수레는 굴러갈 수 있다. 보수는 튼튼한 기반이자 주축이다. 보수 본연의 길을 걷고 있는 자라면 아무리 무의식적으로 행동해도 교양인, 상식인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보수 본연의 의미와 행태를 반드시 내면화(內面化)하고 실천해야 진정한 보수주의자라 할 수 있다.

정리=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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