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당선자 양정숙(사진) 변호사가 부동산세금 탈루 등의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양 당선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례 5번을 받았다가 더불어시민당이 출범하면서 15번이 됐고, 4.15 총선에서 당선됐다.
논란이 커지면서 양 당선자가 어떻게 비례대표 우선순위를 받았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양 당선자는 4년 전 20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19번을 받았고 낙선했다.
양 당선자는 혜원여고,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2기로 변호사로 활동중이다. 이번에 3선이 된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고교, 대학 동기동창이다. 양 당선자의 남편은 이인규 부장판사다.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양 당선자는 21대 총선에 출마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약 9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4년 전과 비교해 43억원가량이 늘어났는데, 재산 증식 과정에서 가족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산 급증도 문제지만, 양 당선자는 여당이 그토록 비판해오던 '강남 다주택자'다. 그가 선관위에 신고한 부동산 내역만 해도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 아파트 3채, 송파구와 경기도 부천에 복합건물 2채 등 총 5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신고액은 62억원이지만 시세로 치면 1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외에도 정치인으로서의 결격사유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양 당선자는 ‘넥슨 공짜주식’ 논란의 진경준 전 검사장 변론을 맡았으며, 정수장학회 임원을 맡은 바 있다.
문제는 당이 이를 알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시민당은 28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양 당선자에 대해 당헌당규 위반으로 제명과 검찰 고발을 최고위원회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은 "양 당선자가 거짓 해명을 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는 양 당선자의 비위 사실을 당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결격사유가 있으면 후보명단에서 제명을 할 수 있었지만 총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까봐 일부러 조용히 넘어갔다는 비난이 나올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김의겸 전 대변인은 부동산때문에 절대 안 된다던 여당이 이런 사람은 어떻게 공천을 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전 후보들에게 "한 채 이상 부동산을 가진 사람은 무조건 팔라"며 사실상 강요하기도 했다.
시민당이 양 당선자를 제명해도 양 당선자는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취임할 수 있다. 양 당선자가 제명되더라도 시민당의 비례대표 차순위 순번이 이를 승계받지는 못한다. 시민당의 의석수만 줄어드는 것이다. 시민당이 검찰 고발까지 나선 것은 양 당선자가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하면 차순위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은 양 당선자의 문제점을 알고도 일부러 이를 덮었고, 이제와서 의석수 1석이 아까워 자신들이 임명한 후보자를 검찰에 고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