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시계'로 본 대통령시계의 역사....'박근혜시계'는 국회의원도 구하기 힘들었다! : 월간조선

2일 이만희 신천지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차고 나온 '박근혜(짝퉁)시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청와대측은 "이 회장의 시계는 청와대에서 제작한 대통령시계와는 다르다"고 했다. 박근혜시계는 모두가 은장(실버)로, 이 회장의 시계같은 금장(골드)은 제작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시계는 어떻게 제작하고 배포하는 것일까. 아래는 2013년 박근혜정부시절 필자의 기사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기자회견 후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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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제작해 관계자들에 선물하는 ‘대통령시계’는 예나 지금이나 일반인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되곤 한다. 박근혜정부는 2013년 8월부터 대통령 친필 손목시계를 제작해 외빈 등에게 선물하기 시작했다.

원래 청와대는 대통령시계가 과시용으로 남발될 것을 우려해 만들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필요할 때만 제작하고 배포과정도 철저하게 관리한다는 원칙하에 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시계에는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무늬와 ‘박근혜’라는 대통령 친필 서명이 새겨져 있다. 숫자판은 숫자 없이 큐빅만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됐으며, 건전지로 작동하는 쿼츠(quatz) 시계다.

역대 대통령시계들. 왼쪽부터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시계.

이전의 대통령시계는 윗 사진처럼 가죽끈이 대세였지만 ‘박근혜시계’는 메탈(금속) 소재로, ‘지금까지의 대통령시계에 비해 훨씬 고급스럽다’는 평이 대세다. 예전의 시계는 제조원가가 1만~2만원선이었지만 박근혜시계는 제조원가 3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근혜시계를 실제로 차고 있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현재 대통령시계는 대통령 주관 연찬회나 행사 등의 참석자들에게만 제공되고 있다. 일반 행사에서는 구경하기 힘들고 독립유공자 초청행사 등 특별한 행사에서만 배포된다.

현직 여당 국회의원들에게도 딱 1쌍(남녀 1개씩)만 주어졌다. PK지역의 모 국회의원은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시계를 구해달라는 민원이 쏟아지던 중 ‘박근혜 시계 하나만 가졌으면 남은 인생 다른 소원이 없겠다’는 할머니 2명의 요청을 외면하지 못해 “내 몫은 반납할테니 여성용을 2개만 주면 안되겠냐”고 청와대 이재만 총무비서관에 부탁했다.

그러나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대면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절대 주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생산된 시계가 누구에게 갔는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국회의원은 “시계 제작사만 살짝 알려주면 절대로 아무에게도 소문내지 않고 딱 2개만 사 가겠다”고 사정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명박시계'는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끌어 가짜대통령시계가 유통될 정도였다.

‘이명박시계’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겐 야속하기 그지없다. 이명박정부는 10년의 힘겨운 야당생활을 마치고 집권한 정권이다. 챙겨줄 사람도 많았다. 선물용으로 가장 좋은 아이템이 바로 대통령시계였다. 청와대 집무실에는 선물용 이명박시계가 쌓여 있었으며, 행정관들도 필요할 때면 어려움없이 외부인에게 선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특별한 목적 또는 행사가 있을 때만 특별제작하며, 재고를 쌓아놓는 일은 없다고 한다.

대통령시계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새마을지도자 선물용으로 처음 만들어진 뒤 이후 대통령들 모두가 시계를 제작했다. 원형과 사각 등 모양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군더더기없이 심플한 디자인은 비슷하다.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만큼 집권 1년차에는 구하기 어렵고 꽤 높은 가격에 인터넷중고시장에서 거래되기도 하며 모조품까지 나오곤 하지만, 정권 말기에는 인기가 급속히 떨어진다.

현재 박근혜시계가 중고시장 등에서 거래되거나 짝퉁이 나왔다는 얘기는 없다. 청와대에서 철저히 단속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한 것은 물론이고, 이명박정부 시절엔 가짜시계제조업자가 실형을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