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르무즈 독자 파병 결정... 美 호르무즈호위연합에 참여 안해 : 월간조선

우리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파견'한다. 미군과 별개로 독자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21일 "우리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아덴만 일대에 파견된 청해부대 파견 지역이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우리 선박이 연 900여회 통항하고 있다. 작년 5월 이후 중동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미국은 우리 군이 IMSC(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에 참여할 것을 희망해왔다.

IMSC는 호주, 영국, 사우디, 바레인, UAE, 알바니아 등 6개국이 참여해 지난해 11월 8일 공식 발족했다. 미국은 한국군의 파병을 촉구했고 이란은 이에 반발해왔다.

결국 우리 군은 이에 참여하지 않고 일본과 같은 방식으로 독자 파견을 결정했다.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필요한 경우에는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국방부 방침에 따라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이날 오후 5시30분 임무를 교대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400t급)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한다.

왕건함은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으로 구성됐다. 정부는 IMSC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청해부대 소속 연락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파견하기로 했다.

정부가 독자 파병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한미동맹 및 이란과의 관계 양쪽을 고려한 절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동맹을 고려할 때 파병은 필요하지만, IMSC에 참여할 경우 이란과 적대관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의 솔레이마니 저격 사건으로 중동 정세가 일촉즉발인 상황에서 찾아낸 방법이 독자 파병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파병의 정당성 확보와 국회 비준 논란은 넘어야 할 과제다. 한반도 평화를 강조해온 정부의 행보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세력의 반발이 예상된다.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파병 결정이 알려진 이날(2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란과 적대하는 그 어떠한 파병도 반대한다”며 “파병 목적이 변동되는 것이라 반드시 국회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도 국회동의 등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