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비례한국당' 만들까 : 월간조선

국회 패스트트랙(우선처리) 안건인 선거법 개정안이 여당을 포함한 4+1(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대안신당) 내 자중지란이 생기면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활용한 '비례한국당'을 추진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9일 의원총회에서 '비례한국당' 설립에 대해 논의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만일 더불어민주당과 좌파연합 세력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선거법 개정안을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선거법 개정안에 따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지역구 당선자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거대정당이 불리해지는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례대표 정당을 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위성정당'이다.

총 의석수를 정당득표율이 결정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시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정당은 비례대표를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구 후보를 내는 자유한국당과 별개로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비례한국당'을 창당, 한국당 지지자들이 후보자투표와 정당투표 두 표 중 후보자는 한국당 후보에, 정당은 비례한국당에 투표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안이다.

당 지도부가 공식석상에서 이를 밝힌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4+1 압박을 위한 방안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실제 실현가능성도 적지 않다. 당 사무처 실무진은 이미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비례대표 의원 17명을 비례한국당으로 옮기고, 전희경 의원 등 인지도가 높은 인사를 대표로 내세우는 등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기존 선거법 개정안은 '위성정당', '2중대' 출현 가능성이 우려돼왔다. 애초 민주당이 진보계열 정당과 손잡고 '이원투표' 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왔지만, 한국당이 이같이 반격에 나서면서 선거법 개정안 처리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진 상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