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송철호 울산시장에게 출마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선거법 위반 소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내 경선 여론조사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18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은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통해 송 시장에게 울산시장 출마 요청을 했고, 청와대는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를 정리하려 했다는 근거를 발견했다.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의 업무 일지에서 이같은 취지의 메모를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시장은 2017년 10~11월 청와대에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위 의혹이 담긴 문건을 최초 제보한 인물이다.
송 부시장 자택 및 집무실 압수수색으로 확보된 '송병기 업무 일지'는 그가 2017년 하반기 송철호 선거 준비팀에서 일하며 적은 것이다.
이 일지에는 2017년 10월 13일 '(대통령) 비서실장 요청'이란 제목의 메모가 나온다. 'VIP가 직접 후보 출마 요청 부담(면목 없음)으로 실장이 요청'이라고 적혀 있다는 것이다. VIP는 일반적으로 대통령을 가리키는 단어이며, 실장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의미한다. 문 대통령이 30년지기인 송철호 시장을 출마시키고 싶지만 '면목이 없어' 실장이 대신했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와 대통령의 출마 권유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이후 송 시장이 후보가 되고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은 울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르지 않고 송 시장을 단독공천했다.
같은날 송 부시장의 업무일지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발전), B(자리 요구)'라는 대목이 있고, 그 후 날짜의 메모엔 "중앙당과 BH, B 제거→송 장관 체제로 정리", "당시 부산의 민주당 C 국회의원이 "B씨를 움직일 카드가 있다고 조국 수석이 얘기함" 등의 문구가 있다. A와 B는 송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다. '교통정리' 의혹이 나올 수 있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은 이미 유죄 판결이 나왔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친박 인사들 공천을 위해 청와대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등 개입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법원은 공무원의 정당 경선 관여 혐의 등으로 작년 11월 징역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경우는 다르지만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은 탄핵까지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사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총선 전 언론사 기자회견 등에서 특정정당 지지를 유도하는 발언으로 대통령의 선거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됐다.
글=월간조선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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