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무부 장관은 검찰을 제어할 수 있는 세 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다. 인사권, 감찰권, 수사지휘권 발동이 그것이다. 인사권, 감찰권은 전직인 조국 전 장관이 사용했다.
하나 남은 수사지휘권 발동이란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책임자로서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는 검찰청법(제8조)에 따른 검찰권 제어장치의 하나다.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한 건 딱 한번이다. 노무현 정권 때인 2005년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천정배 의원이 동국대 강정구(姜禎求) 교수의 사법처리 문제와 관련해 검찰종장에게 지휘권을 발동했다.
천 의원은 2005년 10월 12일 오후 6시50분쯤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강정구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관련 수사 지휘서’를 보내, 강 교수에 대한 검찰의 구속수사 의견을 반려하고 “불구속 수사하라”고 지휘권을 발동했다. 강 교수는 최근 “6·25 전쟁은 통일전쟁”,“맥아더 장군은 우리의 원수”라고 발언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의 수사에 이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아왔다.
당시 일선 검사들은 “장관의 부당한 정치적 개입에 대해 총장은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 “검찰 중립을 위해 만든 지휘권 발동 조항을 거꾸로 검찰 중립을 해치는 조항으로 악용하는, 개탄스런 일이 벌어졌다”며 강력 반발했다.
당시 김종빈 총장은 사표를 던지며 맞섰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은 둘 다 장관급이다. 법무장관이 인사권을 갖고 검찰을 지휘 감독하는 상급자이지만 그 존재감은 검찰총장에 비해선 미미하다. 그래서 관계가 미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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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교수와 관련해 지휘권을 발동한 당시 법무 장관이었던 천정배 의원(왼쪽)과 김종빈 전 검찰총장. 사진=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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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는 '에측불허의 파이터'기질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미애 법무장관 카드가 검찰과의 '전면전'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추 후보자는 5일 "(검찰 개혁) 약속을 이행하려면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검찰과의 갈등을 예고했다.
이런 이유로 추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된다면 지휘권발동으로 '2005년 천정배 VS 김종빈' 갈등을 재연할 수도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물론 2002년 송정호 장관은 김대중 대통령 아들을 불구속 수사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하라는 청와대 요청을 거절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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