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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7년 10월 27일 한겨레 TV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영입해 제작한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누구, 누구 서너 명만 이야기했다가는 백열 명한테 뺨 맞습니다."
김어준씨가 3~4명이 누구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딱 한 사람만 이야기할께요. 여기를 그 사람이 부탁해서 나왔어요. 제가 대선 때 당 후원회장을 맡았어요. 당 대표가 맡으라고 해서. 추미애가 당 대표거든요. 당 대표가 명령하면 따라야 하거든요."
김어준씨가 '추 대표가 다음 대선 때 직접 출마하느냐'라고 묻자 이 대표는 "본인이 하려고 마음먹을껄요. 국회의원만 하려고는 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작년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였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해찬 대표를 강하게 밀었다. 지원 이유가 좀 묘하긴 했다. 여당과 당 대표를 무시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할 말 할 수 있는 이해찬’을 적극 민다는 게 이유였다.
이유를 막론하고, 추 후보자는 당시 당 대표 출마를 망설이고 있던 이해찬 대표에게 출마를 강하게 권유했다. 결국 이 대표는 당 대표가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추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차기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 이 대표가 유일하게 실명을 거론한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가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것이다.
추 후보자는 1958년 대구 태생으로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나왔다. 야권에서는 흔치 않은 정통 TK 출신이다. 사법고시(24회) 합격 후 10년간 하던 판사를 그만두고 “세탁소집 딸이 혼탁한 정치판을 세탁하겠다”며 1996년 15대 총선에 처음 출마했다.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서만 5선(15·16·18·19·20대)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직 여성 판사의 최초 야당 입문’ ‘서울 지역구 소선거구의 최초 여성 국회의원’ ‘사상 최초의 야당 여성 부대변인’ 등 화려하게 정계에 등장한 추 후보자를 "대구 며느리’를 얻었다”며 총애했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잔다르크처럼 정치적 국면을 돌파하는 특성 때문에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란 별명을 얻었다.
2002년 대선 때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과 함께 노무현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해 친노(親盧·친노무현)계로 분류됐다. 당내 일부 의원들이 지지율이 낮았던 노 후보를 흔들자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 전 마지막 서울 종각 연설에서 정몽준 전 대표 지지자들을 향해 "(나 다음 차기 후보로는) 대찬 여자 추미애 의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김대중 정부를 겨냥한 대북 송금 수사에 착수하고, 2003년 김원기 의원 등이 탈당,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자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민주당에 남은 추 후보자는 '40대 대표론'을 내세우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추 대표는 2004년 노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다. 같은 해 '탄핵 역풍'이 불었던 17대 총선에서 당 선대위원장을 맡은 추 대표는 탄핵 반성의 뜻으로 삼보일배 (三步一拜)까지 했지만 결국 낙선했다. 추 후보자 스스로 "가장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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