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

행복에 서툰 당신을 위한 7단계 심리수업
  •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kaja@chosun.com
  • 업데이트 2017-08-10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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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대학교 맥콤즈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사이콜러지투데이》인기 블로거 라즈 라우나탄은 8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며 '고객통찰'이나 '소비자 행동'같은 강의가 학생들에게 유용한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의 의구심은 그의 강의가 학생들이 행복하고 충만하게 사는 데 도움이 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데서 비롯됐다. 라우나탄 교수는 부정적인 마음의 속삭임을 부채질하고 행복을 떨어뜨리는 행동,목표, 가치관을 '행복에 치명적인 죄'라고 부른다. 그가 그의 저서 《왜 똑똑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까?》에서 밝히는 행복에 치명적인 '죄'란 도덕적 범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행위에 따른 결과라는 개념에서 비롯된 농담조의 표현이다. 그에 따르면 행복해지려면 일곱가지 치명적인 죄를 없애야 한다. 대신 일곱 가지 '죄' 각각에 상응하는 일곱 가지 행복 습관을 익혀야 한다. 그가 말하는 7가지 죄는 다음과 같다. 행복을 평가절하하기, 우월성 추구하기, 사랑을 갈구하기, 지나치게 통제하기, 남을 불신하기, 열심히 또는 무심히 열정을 추구하기, 이성에 중독되기.

그는 일곱가지 죄 중 하나인 우월성 추구하기가 행복을 줄어들게 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물질주의 말고도 우월성을 추구하면 행복이 줄어드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자존감을 남보다 나은 점과 연결하면 이루지 못한 목표에 집착해서 우울증에 취약해질 수 있다. 게다가 우리가 지각하는 우월성은 친한 친구나 가족 이외의 지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 . 그래서 우리가 지각하는 우월감의 기반이 흔들리고 불안정해진다. 게다가 우월성에 대한 욕구는 스스로를 실제보다 더 긍정적으로 지각하는 성향으로 이어져 자신의 약점과 결함을 보지 못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기브 앤 테이크》의 저자 애덤 그랜트도 라우나탄 교수의 주장을 뒷밤침한다. 그에 따르면 우월성을 추구하는 사람은 주로 '테이커(Taker)'가 되는데, 테이커는 남들에게 호감을 사지 못한다. 한 연구에서 사람들에게 '테이커'의 제안에 협조하고 싶은지 '기버(Giver)'의 제안에 협조하고 싶은지를 물은 결과, 사람들은 기버에게 훨씬 더 협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테이커는 기대하는 수준만큼 남들에게 존중받지 못할 때 화를 내거나 남들을 공격적으로 대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받지 못 한다. 자연히 행복과는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월성은 욕구가 끊임없이 남과 자신을 비교하게 하고 이런 성향은 행복 수준을 낮추게 된다.

세상을 살면서 남을 믿었다가 상처를 받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우나탄 교수는 왜 남을 믿는 것이 행복에 가까워 지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그는 신뢰가 깨져서 받는 고통을 최소로 줄이는 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신뢰를 깨트린 사람들에게 그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워야 한다. 나는 누군가를 믿기 전에 그 사람이 나를 속이면 그냥 넘어가게 놔두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 사람을 쫓아가서 내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겠다고 다짐한다. 물론 그 목적은 복수에 있지 않다. 그보다는 그가 왜 내 신뢰를 저버렸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이런 다짐을 실천하든 안 하든 다짐만으로도 남을 더 많이 신뢰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혹시라도 남에게 속으면 어떻게 할지를 명확히 해뒀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배신을 당해 얻는 고통보다 믿는동안 얻는 행복이 더 크다. 또 설령 배신을 당했다 할지라도 상대방을 이해하면 고통에서 해방되는 것은 물론 용서도 쉽게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열심히 무심히 열정을 추구하는 것은 어떻게 행복을 방해할까? 라우나탄 교수는 우리에게 주어진 결과가 우리 통제력을 완전히 벗어날 때가 많다고 지적한다. 예컨데 가까운 미래나 우리의 행위에만 좌우되는 '단순한' 결과에는 우리의 통제력이 미치지만 조금만 더 복잡해져도 결과에 대한 통제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보단 과정에서 의미있다고 여기는 일을 할 때 행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의 연구도 라우나탄 교수의 주장을 뒷받침 한다. 연구는 수당을 지급하며 '바이오니클'이라는 레고 장난감을 조립하게 하는 것이었다. 조립한 바이오니클을 아이들에게 줄 것이라고 말해준 그룹에서는 바이오니클 조립을 의미있는 과정으로 생각했다. 반면 조립한 바이오니클을 바로 해체한다고 전한 그룹은 의미없다고 받아들였다. 연구에서 '의미있는' 조건의 참가자들은 '의미없는' 조건의 참가자들보다 2.5개의 더 많은 바이오니클을 조립했다. 어떤 일을 무작정 하기보단 쉬고 가더라도 의미있는 일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라우나탄 교수는 '이성중독'이 행복을 망친다고 경고한다. 그는 '이성중독'이 합리적인 판단이 늘 옳다고 여기는 현대인들이 가장 저지르기 쉬운 '죄'라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감정에 의한 판단을 경계 한다. 흔히 감정이나 본능이 판단과 결정의 질을 낮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감정과 직감은 창의성과 성찰에 필요한 기본 요소다.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진지한 성찰에서부터 나온다. 하지만 이성중독에 빠진 사람은 진지한 성찰을 할 가능성이 낮다. 언제나 자신의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착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물을 보기보다 정확한 답을 찾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성공한 사람이 행복하지 않은 본질적인 이유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감정과 직감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된 것일까? 라우나탄 교수에 따르면 우리가 감정과 직감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사회가 질보다 양적 목표를 추구하도록 가르치기 때문이다. 추상적인 목표보다 수치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가 더 인정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행복하기보다 똑똑해지기를 추구하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라우나탄 교수의 '행복론'은 맹목적으로 성과와 물질을 좆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중요한 메세지를 담고 있다.  

글/ 김정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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