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9일 임명된 주미대사 내정자, 아직도 미국 허가(아그레망) 못 받은 이유는 : 월간조선

조국 법무부장관과 같은 날 대통령으로부터 임명받은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가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그레망(상대국의 부임 동의)을 받지 못해 논란이 되고 있다.

1일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미국 정부가 이수혁 주미한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50일이 넘도록 해주지 않고 있어, 한미 관계가 심상치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아그레망은 외교가에서 상대국이 대사를 받아들일 지 인정하는 과정으로, 지금까지 주미대사 아그레망 기간은 6주(42일)가 일반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8월 9일 이 의원을 주미한국대사로 내정했다. 미국이 50일이 넘는 오랜 기간 아그레망을 해주지 않는 것은 이례적이다. 조윤제 현 주미대사는 43일만에 아그레망이 완료됐다.

앞서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는 "항간에 이수혁 주미대사 내정자의 아그레망이 거부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돈다"고 했다. 한국의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결에 미국 정부가 불만을 갖고 있으며, 이 전 대사가 과거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에 대해 부정적으로 발언한 점 등이 아그레망 무기한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었다. 이 대사 임명 전 청와대가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를 주미대사로 보내려 했지만 미국측이 거부의사를 밝혔다는 설 등 주미 한국대사와 관련해 한미 외교가에 미묘한 기류가 떠돌기도 했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이수혁 대사 내정자가 여당 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 2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외교통상위원회 여당 간사여서 외통위의 피감기관(미국대사관)을 감사해야 하는 상황이 예상됐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9월 27일 이수혁 의원의 국회 상임위를 외통위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로 바꿨다. 정가에서는 "민주당도 아그레망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수혁 의원이 주미대사에 취임할 경우 비례대표 차순인 정은혜 당 부대변인이 의원직을 물려받아야하지만, 오늘내일 중으로 의원직을 물려받더라도 사실상 국정감사에 제대로 참여할 형편이 못 된다. 정부여당은 애초 지난주 또는 9월 중 아그레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10월에도 소식이 없자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