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자녀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숙명여고 쌍둥이 사태' 이후 정부가 교사와 자녀 상피제(相避制: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한 제도)를 도입키로 했지만, '좌파 교육감'이 도입을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전주 상산고 자사고 폐지를 유도해 논란이 됐던 김승환 전북교육감(사진)이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유일하게 전북교육청만 상피제 도입을 거부했다. 정부는 지난해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건 이후 공립고교에 상피제 도입을 검토했고, 내년부터 국공립 고교 교사가 자녀와 같은 학교에 재직할 수 없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16개 시도교육청은 내년에 적용될 인사관리원칙, 전보계획 등에 상피제를 반영했다. 그러나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이를 거부했다.
김 교육감은 지난 23일 교육청 확대간부회의에서 "행정은 법적 근거 없이 하지 못하는 것인데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상피제를 무슨 근거로 도입하는지 모르겠다"며 "상피제 도입은 모든 교사가 자녀 문제에 관한 출제와 평가 과정에서 부정하게 개입할 소지가 있는 잠재적 범죄자라고 전제하는 것으로, 이런 태도는 교사 인격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전북교육청의 이같은 방침에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다.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는 논평을 내고 "불필요한 분란을 일으킨 전북교육청은 고립과 불통, 상식에 어긋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상피제 도입은 대입 경쟁이 치열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불평등한 출발선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안 중 하나이고, 교사·학생·학부모 간 오해를 방지하기 위한 예방 조치"라며 김 교육감을 비판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6월 상산고가 운영평가에서 기준점 80점에 미달하는 79.61점을 얻었다며 자사고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타 시도가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을 70점으로 정한 반면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정해 일각에서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죽이기'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특히 김승환 교육감은 현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 자사고 폐지 등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앞장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