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는 지난 7월 31일 이사회를 개최, ‘이사회 운영규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조항은 신설된 21조로 ‘이사가 의장의 의사진행을 방해할 경우 퇴장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또 상정된 안건에 대해 연기, 변경, 종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보조동의안 제출' 조항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야당 추천 이사 3명이 반대하는 가운데, 여당 추천 이사 7명의 찬성으로 강행, 통과됐다.

이에 대해 야당 추천 소수(少數)이사 3명(서재석 황우섭 천영식)은 성명을 발표, “이사회운영규정 개정안은 방송법과 정관의 위임범위를 넘어선 월권조항 논란이 있는데다 소수이사들에 대한 압박조항들로 채워져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의장은 언제든지 편파적인 진행을 할 수 있으며, 이를 견제해야 한다. 하지만 소수이사들은 이를 견제하려다가 의장의 의사에 따라 바로 이사회장에서 쫓겨날 신세로 추락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송법에서 동등한 이사 지위를 부여받은 이사들끼리, 누가 누구에게 퇴장을 명령한다는 말인가”라면서 “문제가 있으면 정회를 하고 이견을 조정한 다음 원만한 의사진행을 하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들은 “‘안건의 보조동의안 제출’ 조항 신설 역시 KBS이사회를 독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또 다른 발상으로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이 조항을 신설해서 소수이사들의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토론종결을 요구하는 보조동의안을 제출해서 토론을 종결시키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들은 “KBS이사회는 경영진이나 다수이사들이 원하는 안건에 대해서만, 금붕어처럼 입만 뻥긋뻥긋하면서 주어진 먹이를 받아먹어야 하는 어항속의 물고기 신세가 되어 버렸다”면서 “이번 이사회운영규정 개정은 KBS이사회 내에서 비판적 여론 전달이나 의견개진을 봉쇄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소수이사들은 다수이사들을 비판하지 않는다. 우리는 오로지 KBS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할 뿐이다”라면서 “이 같은 조항들은 모두 경영진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기 위한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문명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규탄했다.

KBS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도 성명을 발표, “KBS이사회는, 야권이사들이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토론을 종결시켜 버리거나, 퇴장 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문재인 정권에 얼마나 많이 충성하는 방송을 만들려고 이러는가. 선동, 조작하는 방송을 얼마나 더 하려고 이런 독재 규정들을 만드는가”라고 비판했다. 

현재 KBS이사회는 문재인 정권 출범 후 노조 등의 압박으로 구(舊) 여권 출신 이사장과 이사들이 축출된 후 현(現) 여권 추천 이사들이 다수(多數)를 차지하고 있다. 현 여권 추천 이사가 7명, 야권 추천 이사가 4명이다. 야권 추천 이사 4명 중 3명은 자유한국당 추천이다. 김상근 이사장은 1970년대 이후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이른바 민주화운동·통일운동을 해 온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