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2007년 3월 13일. 복귀 이틀째인 당시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다 모인 자리에서 ‘군기잡기’성 발언을 했다.
“사안이 벌어지면 지방으로 좌천하는데 왜 잘못된 사람을 지방으로 보내나. 지방 사람들 자존심 상하는 문제다. 지방 전출 제도가 맞는지 전 부처에 묻고 싶다.”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은 제이유 사건 검찰 수사팀이 지방으로 전출된 것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잘못된 수사를 했으면 경질해야지, 왜 지방으로 좌천시키느냐로 해석됐다. 당시 제이유 사건 검찰 수사팀에 대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제이유 사건관련 수사검사가 이재순 전 청와대 사정비서관의 연루혐의를 잡기 위해 피해자 진술을 강요한 사건과 관련, “(청와대에 대한) 괘씸죄로 다루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사의 경우 수사하다 보면 영웅심리도 있을 수 있다. 그 점 충분히 이해한다. 명예욕 같은 게 없으면 수사 제대로 못 한다. 정권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 다 좋다”면서 “그러나 불법 수사는 안된다. 어느 조직이나 나름대로의 직업의식이나 명예심이 있는 법이다. 그게 견제와 균형을 이룬다. 정권과 대통령 겨냥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유시민 이사장도 “(제이유 수사에서) 전직 청와대 사정비서관이 무혐의로 결론났는데 그동안 훼손된 명예는 어떻게 되는가. 요즘 검찰 내부에서 청와대를 조지면 영웅이 된다는 말이 있다는데 사실이냐”고 비판했다.
아무리 “검찰이 대통령을 겨냥해도 좋다”고 했지만, 대통령이 수사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한 상태에서 누가 이 말을 믿었을까. 특히 당사자인 법무부 장관과 검찰의 등골은 서늘해졌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 여당이든 비리가 있다면 엄정하게 (수사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후 행해진 중간간부 인사에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과 청와대 비서관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수사한 부장검사는 지방 발령을 받고 결국 사표를 냈다.
사건 담당 검사장과 차장검사 역시 승진에서 탈락하자 사직했다.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 간부들도 사표를 내거나 한직인 고검 근무 발령을 받았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