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分黨 초읽기...정계개편 신호탄? : 월간조선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이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이하 대안정치연대) 결성을 선언했다. 정동영 당 대표와 의견을 달리하는 반(反)당권파인 이들은 "기득권 양당 체제를 극복하고 한국정치를 재구성할 것"이라고 밝혀 이들의 움직임이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당권파 의원 9명과 함께 대안정치연대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유 원내대표는 "일단 10명의 의원으로 출발하지만 앞으로 대안세력을 더 묶어가겠다"며 "내년 총선 제1당이 목표"라고 했다.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들은 당분간 탈당은 하지 않기로 했다. 유 원내대표는 "오는 9월 정기국회 전 신당(新黨)을 출범시키고 연말쯤 2단계, 총선에 임박해 3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계획을 설명했다.

평화당은 전날 심야 의원총회를 열고 2시간 동안 당 진로에 관한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당장 제3지대 창당을 준비해야 한다는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 의원 중심의 반당권파와 현재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정동영 대표 중심의 당권파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반당권파는 정동영 대표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렀다가는 ‘1석도 건지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다.

대안정치연대에 유 원내대표를 포함해 박지원·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병완·장정숙·정인화·천정배·최경환 의원 등 10명이 이름을 올려 이들을 제외하면 당에 남은 현역 의원은 정동영 대표와 조배숙·황주홍·김광수 의원 등 4명뿐이다.

대안정치연대가 생각하는 '대안세력'으로는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가 꼽힌다. 원래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미래당 호남계는 현재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당권파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유승민계-안철수계의 비당권파 연합으로 숫적인 열세에 몰리면서 손학규 대표 퇴진요구 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다.

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쪽에서도 변화를 바라는 분이 있을 것이고 계속 만나고 있다”며 “바른미래당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강력 반발하며 박지원 의원을 겨냥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원로 정치인의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당권파는 이를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당 대표 흔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