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을 마련한 가운데 합의안이 4당 모두에서 추인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22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기소권 범위를 판사·검사 및 경무관급 이상 고위직 경찰로 제한하는 내용의 공수처법과 선거제 개혁 패스트트랙을 병행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서면으로 작성했다.  23일 정오 현재 합의에 참여했던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3당은 의원총회를 통해 추인한 상태지만, 바른미래당은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는 시작부터 파열음이 나왔다.  바른정당계는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주장했고, 의총 공개여부를 놓고도 고성이 오갔다.

 

바른정당계 지상욱 의원은 의총 전 기자들과 만나 “(김관영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뜻을 대변하지 않을 뿐더러, 당론으로 정한 공수처 안을 내다버리고 민주당 안을 받아온 다음 과반수로 통과시키겠다는 말도 안되는 절차를 자행하고 있다”며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초 원내 지도부는 의원총회 전체를 비공개할 방침이었으나 지상욱 의원이 “당헌상 공개가 원칙이며 비공개하려면 의원들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항의하며 의총 공개를 주장했다. 기자들은 지 의원 발언 후 의총장에 들어갔다.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도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민주적인 정당이라고 할 수 있겠나.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거들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공개·비공개 여부까지 표결하는 것은 적당치 않다. 양해해주시고 충분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비공개 방침을 고수했다.

한편 당원권 정지로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못한 이언주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바른미래당 의원님들께’란 제목의 편지를 공개했다. 이 의원은 "의총 출석을 거부당한 상황에서 밖에서 상황을 보고 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건 안에 있는 의원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라며 지켜보는 것 뿐”이라고 했다.
또 "참담한 우리 당의 상황을 목격하고 의결권 박탈과 발언권 묵살 등 상황에서 한없는 무력감을 느꼈다”며 “야당의 생존은 선거제도를 통해서가 아닌 야당으로 사명감과 국민적 기대를 충족할 때 가능하다,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해 달라”고 밝혔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