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십 년간 문단을 지켜온 문예지 <현대시학> <문예연구> <문학사상> 표지들. 사진=각 표지 캡처
최근 문예지 시장이 양적 팽창에 비해 '등단 장사' 등 질적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오랜 시간 제자리를 지켜온 몇몇 잡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시 전문 잡지 <현대시학>은 창간 50주년, 전북의 종합문예지 <문예연구>는 25주년(100호)을 맞았다. 서울의 종합지 <문학사상>도 지난 1월호가 '555호'를 기록, 관련 특집 코너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세계의 문학> <문예중앙> <작가세계> 등 속칭 'A급' 문예지들도 재정난에 폐간한 상황에서, 수십 년간 작가들에게 지면을 제공해온 해당 잡지들의 내력은 더 돋보이고 있다.
현재 격월간지 체제로 발간되는 <현대시학>은 시인 전봉건(全鳳健)이 1969년 5월 창간했다. 박두진(朴斗鎭), 박목월(朴木月), 박남수(朴南秀), 구상(具常), 김춘수(金春洙) 등 당대 유력 시인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창간사에서 "우리는 이 잡지를 몇몇 시인의 전유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범시단적(凡詩壇的)으로 넓게 기회를 나누어주어 명실상부한 범시단지를 만들 생각이다"라고 천명했다.
<현대시학>은 시·시론·해외시 등 시문학 전반에 대한 창작물과 연구논문 등을 게재해왔다. 순수 서정시보다는 모더니즘 성격의 작품을 조명하면서 시단(詩壇)에 새로운 미학을 전파했다. 이달 23일에는 서울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제4회 전봉건문학상 시상식(당선자 이승희)을 개최한다. 이 상은 창간인 전봉건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2015년 제정한 것으로, 한 해 동안 발간된 중견 시인들의 시집을 대상으로 한다. 창간 50주년을 맞아 잡지의 표지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고, 시상식 일자에 맞춰 100여명의 시인들이 참여한 시 모음집 <50주년 기념 앤솔리지>도 펴낸다. 오는 10월 말에는 50주년 기념 세미나와 시낭송 등 관련 행사도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월간지 <문학사상>은 1972년 편집인 김봉규(金奉圭), 주간 이어령(李御寧) 체제로 창간됐다. 1985년 12월 체재(體裁)가 완전히 바뀔 때까지는 전(前) 문공부 장관 이어령이 모든 경영과 편집을 지휘했다. 그 뒤부터 회장은 임홍빈(任洪彬), 발행인 겸 편집인은 임영빈(任英彬), 주간은 서울대 국문과 교수 권영민이 맡아 왔다.
잡지 표지가 문인의 초상화라는 점, 1985년 말까지 계속된 이어령의 '권두칼럼'도 하나의 특색이었다. <문학사상>은 창간 초기부터 '자료조사연구실'을 설치, '문학사(文學史)를 바꾸는 대기획'이라는 명제를 내걸고 자료 발굴에 힘써 왔다. 지금까지 발굴해온 고전문학·어학자료가 300여편에 이르고, 특히 <인목대비(仁穆大妃)의 술회문(述懷文)>(1972.11), <춘향가의 완산본(完山本)>(1973.5), <윤지경 전(傳)>(1973.9.) 등은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또한 해외에서 특집기고를 할 수 있는 통신원들을 보유, 세계의 최신 문학사상(文學思想)의 흐름을 소개해 왔다. 그밖에 이상문학상·소월문학상·신인문학상 등의 제도를 운영, 작가들의 성숙과 발전을 도모했다.
이어령 전 장관은 지난 1월호에서 축시(祝詩)를 발표, "방울방울마다 생각이 되어 / 사상의 큰 동맥을 이루니 / 지금 하늘이 보인다 // 이제 일어서거라 / 500하고도 쉰다섯 굽이 / 물결마다 번쩍이는 용의 비늘로 / 어서 일어나 승천하여라"고 '555호 발간'을 축하했다.
임홍빈 <문학사상> 회장은 "1972년 10월 1일 창간 이후, <문학사상>은 지금까지 1만6894일간 한 호의 결호도 없이 달려왔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치는 험난한 가시밭길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시대의 소명을 다해왔다"며 "이 땅에 문학과 사상이 살아 있는 한 <문학사상>은 1000호, 1만호를 넘어 영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 11월 15일 창간한 계간 잡지 <문예연구>는 2019년 봄호 출간으로 발간 25주년, 지령(誌齡) 100호를 맞는다. 편집진은 99호에서 "편집진은 묵묵히 우리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우리가 <문예연구> 발간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과시가 아니라 앞으로도 맡은 바 소임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다짐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예연구>는 전국 작가들의 신작 시와 소설 등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유력 문인들의 작품세계를 연구하는 '기획특집', 지역 문인을 조명하는 '우리 시대 우리 작가', 시·소설·영화 평론을 수록하는 '이 계절의 문학' 등의 코너를 운영 중이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현재 격월간지 체제로 발간되는 <현대시학>은 시인 전봉건(全鳳健)이 1969년 5월 창간했다. 박두진(朴斗鎭), 박목월(朴木月), 박남수(朴南秀), 구상(具常), 김춘수(金春洙) 등 당대 유력 시인들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창간사에서 "우리는 이 잡지를 몇몇 시인의 전유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범시단적(凡詩壇的)으로 넓게 기회를 나누어주어 명실상부한 범시단지를 만들 생각이다"라고 천명했다.
<현대시학>은 시·시론·해외시 등 시문학 전반에 대한 창작물과 연구논문 등을 게재해왔다. 순수 서정시보다는 모더니즘 성격의 작품을 조명하면서 시단(詩壇)에 새로운 미학을 전파했다. 이달 23일에는 서울 금보성아트센터에서 제4회 전봉건문학상 시상식(당선자 이승희)을 개최한다. 이 상은 창간인 전봉건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2015년 제정한 것으로, 한 해 동안 발간된 중견 시인들의 시집을 대상으로 한다. 창간 50주년을 맞아 잡지의 표지 디자인을 새롭게 바꾸고, 시상식 일자에 맞춰 100여명의 시인들이 참여한 시 모음집 <50주년 기념 앤솔리지>도 펴낸다. 오는 10월 말에는 50주년 기념 세미나와 시낭송 등 관련 행사도 연이어 개최할 예정이다.
월간지 <문학사상>은 1972년 편집인 김봉규(金奉圭), 주간 이어령(李御寧) 체제로 창간됐다. 1985년 12월 체재(體裁)가 완전히 바뀔 때까지는 전(前) 문공부 장관 이어령이 모든 경영과 편집을 지휘했다. 그 뒤부터 회장은 임홍빈(任洪彬), 발행인 겸 편집인은 임영빈(任英彬), 주간은 서울대 국문과 교수 권영민이 맡아 왔다.
잡지 표지가 문인의 초상화라는 점, 1985년 말까지 계속된 이어령의 '권두칼럼'도 하나의 특색이었다. <문학사상>은 창간 초기부터 '자료조사연구실'을 설치, '문학사(文學史)를 바꾸는 대기획'이라는 명제를 내걸고 자료 발굴에 힘써 왔다. 지금까지 발굴해온 고전문학·어학자료가 300여편에 이르고, 특히 <인목대비(仁穆大妃)의 술회문(述懷文)>(1972.11), <춘향가의 완산본(完山本)>(1973.5), <윤지경 전(傳)>(1973.9.) 등은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또한 해외에서 특집기고를 할 수 있는 통신원들을 보유, 세계의 최신 문학사상(文學思想)의 흐름을 소개해 왔다. 그밖에 이상문학상·소월문학상·신인문학상 등의 제도를 운영, 작가들의 성숙과 발전을 도모했다.
이어령 전 장관은 지난 1월호에서 축시(祝詩)를 발표, "방울방울마다 생각이 되어 / 사상의 큰 동맥을 이루니 / 지금 하늘이 보인다 // 이제 일어서거라 / 500하고도 쉰다섯 굽이 / 물결마다 번쩍이는 용의 비늘로 / 어서 일어나 승천하여라"고 '555호 발간'을 축하했다.
임홍빈 <문학사상> 회장은 "1972년 10월 1일 창간 이후, <문학사상>은 지금까지 1만6894일간 한 호의 결호도 없이 달려왔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치는 험난한 가시밭길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시대의 소명을 다해왔다"며 "이 땅에 문학과 사상이 살아 있는 한 <문학사상>은 1000호, 1만호를 넘어 영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3년 11월 15일 창간한 계간 잡지 <문예연구>는 2019년 봄호 출간으로 발간 25주년, 지령(誌齡) 100호를 맞는다. 편집진은 99호에서 "편집진은 묵묵히 우리의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 우리가 <문예연구> 발간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과시가 아니라 앞으로도 맡은 바 소임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다짐 때문"이라고 밝혔다. <문예연구>는 전국 작가들의 신작 시와 소설 등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유력 문인들의 작품세계를 연구하는 '기획특집', 지역 문인을 조명하는 '우리 시대 우리 작가', 시·소설·영화 평론을 수록하는 '이 계절의 문학' 등의 코너를 운영 중이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