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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논어로 세상읽기

육군참모총장은 부끄러움을 아는가?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에 맞섰던 싱글러브, 베시, 드빌리에, 매티스... 청와대 행정관이 부른다고 달려나간 참모총장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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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총장은 취임 이후 2017년 9월 초에 청와대의 군 장성 인사담당 측에서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어 조언을 받을 수 있겠느냐’는 문의와 부탁이 있었다. 마침 서울 일정이 있던 (총장이) 주말에 시간을 내어 해당 행정관을 국방부 인근 장소로 불러 잠깐 만난 바 있다.”

육군참모총장과 청와대 행정관의 ‘부적절한 만남’에 대한 육군의 해명이다. 육군참모총장이 청와대 행정관에게 불려나간 게 아니라고 변명하느라 참 용쓴다. 그럼 국방부 인근에 있는 육군참모총장 방으로 부르지 왜 카페에 나가나?
육군참모총장과 청와대 행정관의 ‘부적절한 만남’도 잘못이고, 그걸 이런 저런 말로 변명하는 것도 잘못이다. 그렇게까지 해서 몇 달 안 남은 총장 임기를 꼭 채워야겠나?
도대체 문재인 정권이 작심하고 국방을 망가뜨려도 아무 소리 못하고, 일개 행정관이 부른다고 달려나가는 게 군인이고 장군인가?

1977년 카터가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을 때, 주한미군 참모장 존 싱글러브 소장은 공개적으로 그에 반대하고 나섰다. 싱글러브 소장은 해럴드 브라운 국방장관은 물론 카터와 만난 자리에서도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피력했다. 그는 주한미군 참모장 자리에서 해임되고 좌천되었다가 결국 예편됐다. 후일 싱글러브 장군은 “그 바람에 더 높이 올라가지 못하고 별 둘로 예편된 데 대해 아쉬움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내 별 몇 개와 수백만 명의 목숨을 바꾼 것은 보람 있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베시 대장은 뒤에서 박정희 정부에게 카터의 철군 주장에 대한 대응전략을 열심히 조언했다. 1979년 카터가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그를 면접했을 때, 베시 대장은 주한미군 철수정책은 잘못된 것이라고 직언했다. 그 바람에 육군참모총장으로 가장 유력시되었던 그는 참모차장으로 밀려났다. 후배인 마이어 장군 밑에서 묵묵히 일하던 그는 레이건이 대통령이 된 후인 1982년 합참의장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2차대전 때 사병으로 출발해 군(軍)의 정상에 오른 그를 두고 레이건은 '군인 중의 군인'이라고 극찬했다.

피에르 드빌리에 프랑스 합참의장은 2017년 국방예산을 대폭 삭감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 맞섰다. 그는 갑작스런 예산 삭감은 세계 도처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프랑스 군인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화가 난 대통령이 “나는 당신들의 상관”이라며 억누르려 하자 드빌리에 장군은 "복종은 억압이 아닌 신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리고 결국은 그 직을 던져버렸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동맹관계 훼손 등에 맞서다가 "나는 여러분 각자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보호하면서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서약한 임무에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국방부는 국가에 대한 신념을 지키고, 동맹국들과 함께, 적들에 맞서, 굳건한 태세를 유지하라"는 말을 남기고 옷을 벗었다.

군인은 당연히 합헌정부에 복종해야 한다. 하지만 군인으로서의 전문성과 양심에 비추어 아니라고 생각할 때에는 감연히 ‘노(No)'라고 말할 수도 있어야 한다. 그건 '항명(抗命)'이 아니라 '충성(忠誠)'이다. 그래야 유사시 전우, 부하, 국민들의 목숨과 국가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어야 ’진짜 군인‘이다. 그것이 군인으로서의 올바름이고 곧음[直]이다.

군 복무기간을 줄이라고 해도 곧이곧대로 순종하고, 한미동맹 해체로 이어질 전작권 환수에 대해 비판도 못하고,국방태세를 전방위적으로 허무는 남북군사합의서를 이의 없이 받아들이고,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서야 말을 바꾸고, 일개 청와대 행정관이 부른다고 달려 나가고, 그게 문제가 되자 되는 소리, 안 되는 소리 다 갖다 붙이며 변명하는 한국군 장교단은 군인도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공자는 ‘부끄러움(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라에 도가 살아 있는데 녹만 먹고, 나라에 도가 없는데 녹을 먹는다면, 그것이 바로 부끄러운 일이다.(邦有道穀 邦無道穀 恥也)" (<논어> 헌문편)
공자는 <논어> 태백편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 부유하면서 또 귀하기까지 한 것도 부끄러운 일이다.(邦無道 富且貴焉恥也)“

지금 나라에 도가 없는데 권력에 영합하기만 하는 지금의 장교단은 ‘군복 입은 샐러리맨’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안보해체 상황에 대해 아무 소리 못하는 것은 바르지[直] 못한 일이다. 공자는 말했다. “사람을 사람이게 해주는 것은 곧음이나, 곧음이 없는 삶은 요행히 (죽음을) 면한 것에 불과하다.(子曰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논어> 옹야편)

한마디로 곧지 않은 삶, 바르지 못한 삶은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니고,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는 얘기다. 지금 청와대에 영합해 군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하고, 참모총장과 청와대 행정관의 ‘부적절한 만남’을 호도하는 ‘군복 입은 샐러리맨’들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입력 : 2019.01.09

조회 : 12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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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댓글달기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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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사 (2019-01-13)

    어느정도는 당당하자 무엇이 그렇게 더럽게까지 비굴하냐. 차라리 변명하지 마라 한껏 이 세상을 구비구비 살아보면 구차하게 변명하는 꼴이 다 보인다. 구차하게 비굴하게 살아온 것까지도 모두 다 보인다.

  • 답답하 (2019-01-12)

    육군참모총장이었다면 가지고있는 권총으로 자살을했겠다

  • 현역 (2019-01-11)

    육참총장 정도되면 전쟁이 났을 때 전술적 수준보다 전략적 수준에서 우선 사고하고 행동하고 전체 군을 지휘해야한다.
    김용우가 군내에서 기술적 차원에서 얼마나 알뜰 살뜰 할지 모르지만 크다란 맥을 집고 전략적 사고가 결여되고 전체 군의 사기와 권위를 떨어뜨리는 짓을 하면 그자는 군 최고 지휘관으로서의 자격은 절대없는 거다!
    이번 사태는 너무나 당연히 김용우가 죽을 짓을한거다.
    애송이 행정관은 애송이 이므로 호가호위 맛에젖어 애송이 짓을 했다지만 나잇살까지 먹은 총장이라는 자가 그딴 세상의 필부도 꺼릴 짓을 한 것을 어떻게 납득하고 용서할 수 있나?

  • 예비역용사 (2019-01-11)

    이 글을 쓴 기자분은 육군 총장님을 곁에서 보시고 하는 얘긴지 모르겠네요. 어떤 분인지, 어떤상황인지 사실 잘 모르시죠? 그냥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들 조합해서 글 쓰시는게 아닌가 싶네요. 저는 가까이에서 뵀고, 어떻게 사시는지, 육군을 위해 어떻게 일하셨는지 다 보았습니다. 가까이에서 본 사람이라면 이런 말 할수 없을 겁니다. 다른 사람에게 부끄럼을 논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볼 줄 아시는 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예비역 (2019-01-11)

    어떤기자양반이 이렇게 지금현재군의 문제점에 대해 핵심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하고있는가 에대해 적잖이 놀랐다
    이재수 사령관은 죽음으로 애국하신분이라고 생각한다
    현직에 있는 군인들도 죽음을 각오하고 정부에 쓴소리릉 해야한다

    군인이란 뭣인가?
    죽을때 죽을각오로 죽음을 피하지 말아야 군인이다

  • whatcha (2019-01-10)

    6급 행정관이 육참총장 카페에서 만나 이래라 저래라 했으니 말 다했다.

  • whatcha (2019-01-10)

    세계에서 왕따 당하니 내부 고발자 보호한다고 공약 내건 놈이 지가 저지른 일이라고 몰아 치는 거 봐라. 얌마 그럼 당장 수사해 잡아 가야지 뭐하냐? 지금이 어떤 사회인데 지가 저지른 비리를 남도 아닌 통이 했다고 뒤집어 씌웠는데 슬쩍 넘어가냐? 이 작자 더 있으면 얼마나 국민에게 더 사기 치고 나라 말아 먹을지 알 수 없다.

  • 그건요.. (2019-01-10)

    위로 올라갈수록 소신과 제대로 된 인성을 갖춘 자들이 없습니다.
    평소 아부 잘하고, 술자리에서 재롱 잘 피우고, 골프 접대 잘하는 놈들이 승승장구 합니다.
    사기업체부터 군대까지 썩어빠진 인사로 나라는 망해가고 있습니다.

  • 사나다마루 (2019-01-10)

    기개를 잃은 자들, 왜 거기에 있나요? 이재수장군 빈소에 문상도 안온 그대들 저잣거리에서는 사람새끼도 아니라고 합니다.



  • 굽신대야산다 (2019-01-10)

    정권에 빌붙어서 앞으로 국방장관해먹고 더 잘살려면 청와대군인사담당에게 잘보여야지요?
    아님 적어도 좌파정권에 밉보여 적폐수사당하는 일이 안생길려면 잘 기어야지요?

    이재수장군사례에서도 보듯이 잘못보이면 수사당하고, 뒤로는 갖가지 수모를 당하는데.
    김관진 전장관이 좌파정권에 잘못보여 여러차례 수사당하고 재판정에 섰지만 결정적한방이 부족해 풀려나 불리한 진술을 해줄 이재수장군의 입을 기대했다.
    그러나, 이재수장군입장에선 죄없이 감옥가있는 부하들을 구할려면 김관진전장관에 대해 허위진술을 해야하고, 김관진장관을 구할려니 부하들이 눈에 아른거리고.
    좌파정권의 올가미에 걸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러나 불의보단 신념,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

    이재수 장군을 보면서 신념이 중요한게 아니라 최소한 잘 굽신대는게 중요한것임을 육참총장도 너무 잘았을거임.

    ---ps 공자와 유교사상에 대해서는 안좋아함. 그의 사상이 2천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동아시아지역을 지배해 이 지역이 마이너그룹으로 전락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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