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인 김혜경씨 불기소... '문준용 협박'이 먹혔다? : 월간조선

검찰이 11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른바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으로 허위사실 공표과 명예훼손 혐의를 받았던 김씨에 대해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검찰이 "문제의 트위터 계정이 김씨 것이라고 단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했다"고 밝히면서 혜경궁김씨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특히 검찰이 이재명 지사는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기소했지만 김혜경씨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한 이유가 논란이 되고 있다. 김혜경씨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를 언급했기 때문에 '협박이 먹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를 진행, 김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던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입장문을 냈고 불만을 드러냈다. 경찰이 7개월간 수사를 진행한 결과 문제의 트위터 계정 주인이 김씨이며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트위터 계정과 카카오스토리에 글을 올린 시간이 근접한 사례는 김씨가 올린 여러 글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며 트위터를 반드시 휴대폰 한 대에서만 접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이 사건과 관련, "문준용씨의 취업특혜 의혹 사실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언급한 만큼 검찰의 '눈치보기'라는 주장이 나온다.

해당 트위터 계정에는 문씨가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고 주장,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 2016년 다수 올라왔다. 이 지사는 이 글이 허위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특혜 여부를 법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부와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야당은 김씨 불기소에 대해 "문준용 특혜 의혹을 덮기 위한 것"이라며 비난에 나섰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가 문준용 건으로 협박한 것이 통할 수도 있다고 제가 우려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검찰은 자존심도 버리기로 작정했고, 이 지사 문준용 건 협박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전략이 됐다”고" 비난했다. 하 의원은 고등법원에 재심사를 요청하는 재정 신청에도 나설 예정이다.

경기지사 선거 과정에서 이 지사를 고발했던 김영환 전 의원도 법원에 심사를 요청하는 재정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정말 한심하고 권력의 하수인을 자처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결국은 문준용 특혜 의혹을 덮기 위해 김혜경 무혐의라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의원은 “검찰 입장에서는 대통령 심기를 흐리면서까지 그 내용이 허위인지 여부를 제대로 수사하긴 그렇고, 그러려면 김혜경씨를 불기소해서 사건을 더이상 키우지 않아야 하는데 허위사실 여부를 수사도 안 하고 김혜경씨를 어떻게 불기소하나를 고민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생각해 낸 유일한 방안이 문준용 특혜 여부인 그 배포 내용의 진위를 가리기 이전에 김혜경씨의 계정주 여부, 즉 형식적 문제로 불기소 결론을 내려버린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지사와 부인을 따로따로 기소, 불기소 처분한 데서 곤혹스런 검찰의 처지가 읽힌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1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 등에 대한 당의 공식 입장을 확정했다. 민주당 당규는 윤리규범을 위반하거나 당의 품위를 훼손해 당 윤리심판원이 징계를 결의할 경우 경고나 당원자격 정지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당은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는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