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대형상가 화재에서 "불났으니 대피하세요"라며 손님들 목숨 살린 PC방 매니저 화제 : 월간조선

11월 30일 수원 대형상가에서 일어난 화재에서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아 신속하게 출동한 수원 소방관들과 PC방 내 사람들을 대피시킨 PC방 매니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30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수원 골든프라자는 지하 5층, 지상 11층 규모의 대형 상가였고 화재 초반 연기 흡입 등 부상자가 수십 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안타까움을 샀다. 그러나 사망자는 나오지 않아 건물 규모에 비해 피해가 최소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PC방 매니저'의 역할을 꼽았다. 해당 건물 지하 1~2층에 위치한 PC방은 수원에서 유명한 대형 PC방으로 규모가 500석에 달하며 당시 손님은 250여 명이 있었다. 최초 화재가 지하에서 난 만큼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PC방 매니저는 지하 1층 외부 연결 환풍구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밖으로 나가 건물에 불이 난 것을 확인했다. 그는 즉시 PC방 손님들에게 "불이 났으니 모두 대피하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PC방 매니저가 지하 2층까지 뛰어내려가 소리쳤다고 진술했다"며 "손님들이 종업원들의 안내에 따라 비상구를 통해 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소방차가 화재 발생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초기 진압이 가능했던 것도 피해를 최소화했다. 수원소방서 매산 119안전센터는 화재 발생 4분 만인 오후 4시 18분 현장에 도착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오후 4시 2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이어 오후 4시 30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이에 따라 인접 5~6곳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 내려졌고, 펌프차 등 장비 87대, 소방관 218명이 동원됐다.
이날 불은 화재 발생 4시간 40여 분 만인 오후 8시 50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 불로 10대 여성 1명이 크게 다쳤고, 45명이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경상을 입었다.

자칫 지하에 갇힐 수 있었던 PC방 손님들을 대피시킨 PC방 매니저의 이야기가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세월호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를 떠올렸다. 당시 세월호 선장은 사고 소식을 알리지 않은 채 먼저 탈출했고, 제천 스포츠센터 사우나 직원은 비상구가 짐 등으로 막혀 있는 상황에서 화재 사실을 알리지 않고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네티즌들은 "긴급상황에 이를 알려줄 한 명만 있어도 이렇게 피해가 크게 줄어드는데 세월호 선장이나 제천 사우나 직원은 도대체 어떤 생각이었던 것인가" "세월호 선장이 사고가 났다는 방송 한 번만 했어도, 제천 사우나 직원이 불이 났다고 외치기만 했어도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매니저에게 큰 포상을 줘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