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특사단 저녁에 '혼밥' 하고 온 이유 : 월간조선

5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대북특사단이 저녁에 북쪽에서 특사단끼리 식사를 하고 와 홀대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혼밥 논란'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남북 간에 정상회담을 위한 협의가 길어지면서 북측에서 내놓은 저녁을 특사단 5명끼리 하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특사단은 애초 김정은 접견 계획이 없었지만 5일 오전 김정은이 특사단을 접견하면서 이야기가 잘 풀리고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김정은은 1시간 40분간 특사단과 만났지만 점심을 같이하지는 않았다.

특사단은 평양에 도착해 고려호텔로 이동한 뒤 38층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남북 고위급 협의 후 김정은과 면담을 했으며, 오찬은 김영철, 리선권과 가졌다.

5일 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만찬이 예정에 없었는데 하는 것을 보면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고, '예정에 없던 만찬' 소식에 언론은 협상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전달했다. 김정은이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정은은 지난 3월 5일 대북특사단 첫 방문 때 만찬을 함께했고 부인 리설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참석한 바 있다.

특사단은 저녁식사 후 추가협상 없이 바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단은 저녁 9시 4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밥만 먹고 돌아온' 셈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차라리 기내에서 저녁을 먹든 돌아와서 먹든 할 것이지 혼밥 대접받는 특사가 어디 있느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하긴 대통령이 해외 국빈 방문 가서 혼밥 대접 받고 다니는 집단인데 이 정도야"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작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방문 시 중국 측 대접 없이 대통령 측근들과 식사를 한 데 빗댄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특사단은 오후 6시에 평양 순안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협의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북측에서 서둘러 저녁식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님을 초대한 집주인이 식사만 내놓고 참석하지 않은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