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통일부 조사결과 납북자 22명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돼 있었다! : 월간조선

노무현재단 광주지역위원장과 문재인 대선캠프 비서실 부실장 등을 거친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25전쟁 중 북한에 강제로 끌려간 전시 민간인 납북인의 법적 용어를 ‘전시실종자’로 바꿔야 한다는 법안을 발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은 남한 민간인 불법 납치 범죄에 대해 부인하면서 ‘납북자’라는 말 대신 ’실종자’나 ‘실향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다. 6·25전쟁납북인사가족회 측은 “송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이 북한의 주장과 동일하다”는 입장이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조선 DB

'월간조선'은 6·25전쟁납북인사가족회 측을 통해 2006년 9월 5일 '로동신문'에 실린 ‘용납할 수 없는 반공화국모략소동’이란 제목의 칼럼을 입수했다. 칼럼 내용을 보면 북한이 얼마나 뻔뻔하게 전쟁 때 납치해 간 납북자들의 존재를 부정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칼럼은 통일부가 2006년 실시한 ‘납북자 가족 실태조사’ 자료를 전적으로 부정한다. 당시 통일부 자료를 보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납북자가 모두 517명이며, 이 가운데 최소 22명은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돼 있다.

2010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소속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김호연 의원은 2006년 실시한 ‘납북자 가족 실태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지난해까지 납북된 사람은 3826명이고, 이 가운데 귀환한 사람은 3309명이며, 미귀환 납북자는 선원 등을 포함해 51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납북 사실을 당국으로부터 통보받은 가족은 32%에 불과했다. 납북자 가족의 55%는 과거 조사 과정에서 당국의 가혹행위나 감시 등 인권유린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7명은 당국의 가혹행위로 인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를 통해 생사를 확인한 가족은 12%였고, 가족이 직접 나서 납북자의 생사를 확인한 경우는 13.1%였다.

다음은 '로동신문' 칼럼의 내용이다.

<최근 남조선에서 극우보수세력의 반공화국 모략책동이 극도로 악랄하게 감행되고 있다. 얼마전에도 그들은 ‘6.25전쟁 때의 랍북자실태’라는 이른바 ‘조사결과’라는 것을 발표하였는데 그에는 우리 공화국에 모략과 중상, 허위와 기만으로 가득찬 자료들이 렬거되였었다. 북이 지난 전쟁시기 남조선사람들을 ‘조직적으로 랍치’했다. 그 수는 얼마이다. 그들 거의 모두가 ‘전쟁발발 직후에 랍치’되였다 등의 내용으로 되여있는 그 ‘조사결과’라는 것은 그야말로 허황하기 그지없는 모략 투성이다. (중략)
남조선의 극우보수세력이 떠드는 ‘6.25 랍북자’들에 대해 구태여 론한다면 그들은 지난 조선전쟁시기 미제의 침략전쟁을 반대하여 싸우기 위해 자원적으로 의용군에 입대했던 사람들이며 그리고 미제와 그 앞잡이들의 식민지 파쇼통치가 살판치는 남조선에 환멸을 느끼고 진정한 삶의 품을 찾아 북으로 용약 들어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공화국의 품에 안긴 후 우리 당의 따듯한 보살핌 속에 국가기관과 사회 각 분야의 중요위치에서 일하고 있으며 그 어떤 불편도 없이 삶의 보람을 한껏 느끼며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중략)
이런 사람들에 대해 불손하게도 ‘랍북자’의 모자를 억지로 씌우는 것은 그들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고 우롱이 아닐 수 없다.>

조선DB.

한편 1950년 10월 납북 공무원 2000명이 평남 대동군 한 언덕에서 집단 학살당했다는 사실이 최근 미군 기밀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인민군이 공무원들을 사흘간 밤과 새벽에 걸쳐 총살했다는 것이다. 대형 구덩이 세 개를 판 후 사살과 동시에 매장했다고 전한다. 피살 납북자들이 묻힌 구덩이는 40일쯤 뒤 미군과 국군이 현장 확인했다. 끌려가던 도중 대열에서 뒤처져 사살된 숫자도 200명쯤 됐다고 한다. 미군 문건을 발견한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는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납북자 피해 문제를 다뤄달라"고 했지만 이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국가전복죄'로 북한에 2년간 억류됐다 2014년 풀려났던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거론했다고 하는데 대한민국 국적 납북자들의 석방 문제를 함께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