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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친문(親文) 낙하산 인사' 규모는 전임 박근혜 정부 때의 친박(親朴) 낙하산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조선일보' 조사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2개월 동안 공공기관장에 임명된 친문 인사는 91명, 감사는 40명이었다. 지난 2014년 10월 민병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공기관 친박 인명사전'을 발표했다. 민 의원은 박근혜 정부 출범 1년 7개월 동안 공공기관장에 임명된 친박 인사가 60명, 감사는 26명이라고 주장했다.
민 의원 발표대로라면, 박근혜 정부 19개월(총 86명)보다 문재인 정부 14개월(131명) 동안 공공기관장과 감사 낙하산 인사가 더 많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인 2014년 9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대한적십사자 총재 낙하산 논란에 대해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대통령부터 인사시스템을 존중하고 검증 결과에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고위직 인사 때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과 인사검증 매뉴얼을 참고할 것을 청와대에 요구한다"고 했다.
정권을 잡은 문재인 대통령은 상대에게도 추천할 만하다고 판단한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했을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 정권은 늘 ‘시스템’을 강조해 왔다. 인사에서도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인사위원회의 추천→민정수석실의 검증→대통령 낙점이란 시스템을 갖췄다고 자랑해 왔다. 노 대통령도 “참여정부의 1인자는 시스템”이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인사위원회가 열리지 않고, 장관이 임명될 때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는 노무현 정부의 인사시스템 오류에서 왔다는 지적이다.
과거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대해 이같이 꼬집었다.
"낙하산이라고 하는 것은 본래 낙하 지점이 적당해야 한다. 적당하지도 못한 사람들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기 때문에 국민적 저항이 많다. 금융그룹 회장, 행장 자리도 특정 지역이 독식하는 인사를 강행하고 있다. 금융노조에서도 가장 큰 조건이 낙하산 인사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특정 지역의 독식 인사가 금융권에 이루어진다고 하면 특정 지역만 발전시키고 또 특정 지역은 피해를 보는 불을 보듯 뻔한 불균형 발전이 예상된다. 최근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내정된 김성주 회장은 지금까지 한번도 적십자사에 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이라고 한다. 우리는 정권의 어려움도 이해를 하지만 이러한 인사는 반드시 제한해서 박근혜 정권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박근혜'를 '문재인'으로 바꿔도 전혀 손색 없는 말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