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군 보안시설로 휴가, 북한 김정은의 피서법은? : 월간조선

문재인 대통령은 7월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예정된 여름휴가 기간의 대부분을 군(軍) 보안시설에서 보낼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유네스코 유산’ 안동 봉정사 찾은 文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7월 28일 경북 안동 봉정사를 방문해 자현 스님과 차를 마시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관계자는 “군 시설은 경호도 용이하고 만약의 긴급 상황에도 신속히 보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휴가지로 결정됐다”고 했다. 이번 휴가 때는 시민과의 접촉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김정은은 어떻게 여름휴가를 보낼까. 현재 김정은의 올여름 통치 행보는 심상치 않다. 7월 들어 그는 북부 지역에 주로 체류하며 공장·기업소와 건설현장을 돌아봤다.

그의 행보를 두고 여름 휴양을 겸한 현지지도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부지구 특각(별장)에 가족과 함께 머물며 휴식을 취하면서 틈나는 대로 인근 산업시설이나 공사현장을 돌아보는 일정이란 것이다. 그러나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파악된 김정은의 행보는 휴양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강행군이다.

김정은은 수시로 휴가를 갈 수 있지만, 동선은 기밀이다. 김정은과 함께 휴가를 보냈던 전직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증언 들어보면 김정은이 어떻게 휴가를 보내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로드먼은 지난 2013년 영국 일간지 ‘선’(The Su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호화로운 생활을 소개했다.

“방문 일정 대부분을 김정은의 섬에서 음주 파티와 제트스키, 승마 등을 즐기며 보냈다. 섬은 김정은만 이용하는 장소였지만 하와이나 스페인 이비자 섬 이상으로 대단했다. 길이 60m의 대형 요트와 수십 대의 제트스키, 마구간 가득한 말 등 부족한 게 없었다. 바닥에 오물이나 벽에 긁힌 흔적조차 없을 정도로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었으며 모든 시설이 7성급이었다.”

TV 조선 캡처

1988년부터 13년 동안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로 일하며 차남 정철과 삼남 정은의 ‘놀이 상대’로 그들의 생활을 곁에서 지켜봤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는 김정은에 대해 “그가 18세 때 ‘나는 매일 제트스키를 타고 롤러 블레이드와 승마를 즐기는데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라고 물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현재 함경북도 경성군, 강원도 원산 송도원 등의 김정은 전용 별장에는 요트·제트스키 등의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선착장이 설치되어 있다. 김정은의 측근들은 2012년 이곳에 대당 1000만 달러(한화 약 105억 원) 상당의 최고급 요트들을 들여오기 위해 유럽 요트 제작업체와 협상을 진행한 적이 있다. 2009년과 그 이듬해에는 이탈리아제 제트스키 10여 대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강동별장에는 승마장이 있는데, 김정은은 최근 이곳에 러시아의 대표적 말인 ‘올로프 트롯터(Orlov Trotter)’ 종(種) 수십 마리를 들여왔다고 한다. 김정은 일가가 승마를 즐기기 위해서다. 김정은은 2012년 11월 군 기마중대를 방문할 때 이 러시아산 말을 탔고, 방문 중 “어릴 때부터 승마를 하면 허리가 튼튼해진다”며 승마를 적극적으로 장려할 것을 지시, 현실을 모른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정은은 후계자로 공식화된 2010년 9일 이후 별장을 신축하거나 기존 별장을 증축해 왔다. 평양 중구역에 위치한 ‘15호 관저’를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지었는데, 이곳은 유방암으로 사망한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가 거주했던 곳이다. 또 온천으로 유명한 함경북도 경성군에는 기존 김정일 별장을 허물고 수입 건축 자재를 들여와 연회장과 빌라 등을 갖춘 새 별장을 지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