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전남 화순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방선거 후보자 및 당 관계자들이 지역 인사들과 함께 수백만 원 상당의 자라탕(용봉탕)을 먹은 사실이 알려졌다. 자라탕 회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신정훈 전남 선대위원장, 전직 지역위원장, 화순군수 후보, 도·군의원 후보, 지역번영회장, 당 협의회장, 이장 등 20여 명으로 전해졌다. 사건 제보를 받은 전남 선관위는 불법 여부 판단을 위해 지난 5일 광주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배석자 등을 상대로 식비 출처, 회동 성격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번 선거에서 여당과 함께 호남 지분을 노리는 민주평화당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날, 최경환 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궁색한 변명과 거짓으로 빠져나가려 해도 호화 자라탕 파티 사건의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에도 평화당은 "죄 없는 자라는 말이 없어도 되지만 당사자들이 침묵해서는 안 된다. 자라탕도 펄펄 끓고 민심도 끓어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배숙 대표 또한 "서민은 5000원짜리 국밥도 먹기 힘든 상황"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인지 자라당인지는 서민 삶을 돌아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농협 조합장 선거에서 낙선한 지역 번영회장이 직접 키운 닭 3~4마리를 요리했고, 비용을 지출한 것은 번영회장이 사온 자라 2마리뿐"이라고 해명했다. 구충곤 화순군수 후보도 회식이 끝날 때 들르기만 했다고 밝혔다. 신정훈 선거대책위원장은 본인 페이스북에 "제공된 소위 자라탕이라는 음식도 별도의 첨가제가 없는 평범한 닭요리 음식으로, 수십 명이 참가했다거나 수백만 원의 파티라는 말은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용봉탕은 사전 정의에 따르면 잉어나 자라를 닭과 함께 고아 만든 국이다. 자라를 용에, 닭을 봉황에 비유한 보양식이다. 예전부터 강장 식품으로 알려졌다.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는 "고쵸장 외나물이 점심참이 늦었으니 / 용봉탕을 부러하랴 우리농군 허기졌다"는 구절이 나온다. 실제 1892년 고종황제의 만 40세 생일과 등극 30주년을 축하하는 잔칫상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주재료는 자라를 대신한 잉어였으나 역시 명칭은 용봉탕이었다. 과거부터 용봉탕은 서민 음식이 아닌 '상류층의 특별요리'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라도에서는 용봉탕의 닭고기와 자라고기를 각각 발라낸 후, 후추·소금으로 간을 맞춘 국을 먹는다고 한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