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과거사를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진실과 미래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적폐 청산을 빌미로 현 경영진과 '코드'가 맞지 않는 인물, 보수 정권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을 불법적으로 밀어내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MBC는 최승호 사장 취임 후 전 정권 및 경영진에 협조적이었던 사원들을 해고 조치한 바 있어 KBS도 같은 길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BS가 6월 중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진실과 미래위원회는 △진실분과 △미래분과 △성평등분과로 나뉘어져 있다. 양승동 사장은 위원회에 대해 "지난 시절 KBS는 정치권력의 방송개입과 내부적 협조로 공정방송을 둘러싼 갈등이 있어 왔고, 이로 인해 냉소적인 조직문화가 팽배하고 신뢰도가 크게 추락하는 등 비정상적 상황"이라며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기존 조직만으로는 이 문제를 다루기에 한계가 있어 진미위 설치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진실분과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KBS에서 발생한 불공정 보도와 부당 징계, 제작 자율성 침해, 경영상 과오에 대한 진상규명을 한다. 미래분과에선 계약직 등 비정규직 문제와 ‘갑질’ 행태를 개선하고 외주 제작 업체와의 불평등 관계를 개선하는 역할을 하며, 성평등분과에선 사내에서 문제가 됐던 젠더 이슈를 조사하고 그에 따른 개선안을 만든다는 것이다.
10개월 동안 활동할 진실과 미래위원회의 위원은 외부인사와 내부인사 등 10여 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외부인사는 언론·여성·법조·학계 등에서 추천받게 된다.
10개월 동안 활동할 진실과 미래위원회의 위원은 외부인사와 내부인사 등 10여 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외부인사는 언론·여성·법조·학계 등에서 추천받게 된다.
그러나 위원회 설치가 내외부 반발에 부딪치면서 위원회 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KBS는 위원회 설치를 5월 30일 이사회에서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이사회는 이를 일주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일주일 후까지 수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위원회 설치 자체가 불법이며, 설치되면 '보복위원회'가 될 것이라는 반발이 적지 않다. KBS공영노조는 "MBC 정상화위원회를 본 딴 이 기구로 MBC에서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해고참사와 비슷한 일이 되풀이될 것"이라며 "감사기구가 이미 있는 KBS에서 이 같은 '보복위원회' 설치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공영노조는 성명서에서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개인 사생활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다. 이런 위원회를 동서양 고금에서 본 적이 있는가. 절대왕정 시대에나 군부독재 시대에도 없었던 사생활 파헤치기와 조사, 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비이성적, 야만적 보복위원회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영노조 성창경 위원장은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맘에 들지 않는 인사들에게 보복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게 21세기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출신이 대부분인 현 회사 집행부가 보수 정권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단죄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공영노조 성창경 위원장은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맘에 들지 않는 인사들에게 보복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게 21세기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출신이 대부분인 현 회사 집행부가 보수 정권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단죄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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