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5일 같은 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한 테러와 관련, "드루킹 사건을 은폐 조작하는 데 정권 보위세력들이 총동원되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단식 투쟁 중 괴한의 테러에 쓰러진 같은 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문병한 뒤 본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국회 안에서 노숙 단식 투쟁 중인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 안에서 테러를 당하는 세상이 됐다"며 "보나마나 배후 없는 우발적 사고라고 발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1년 11월 당 대표 시절에 나는 디도스 특검도 받아주고, 그 당시 나나 당이 (디도스 공격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어도 당 대표를 사퇴한 일이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치한 지 23년이 되었지만 이런 후안무치한 정권은 처음 본다"고도 했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민주당 전 의원과 여당이 어느 정도 책임을 지고 특검도 수용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홍 대표의 이 같은 지적은 지난 5일 발생한 김 원내대표의 피습사건과 연관돼 있다. 김 원내대표는 '드루킹 특검 촉구 단식 투쟁' 사흘째였던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화장실을 가려 계단을 오르던 중 습격당했다.

30대 괴한은 악수를 청하는 척 다가가 주먹을 휘둘러 김 원내대표의 턱을 가격했다. 김 원내대표는 순식간에 중심을 잃고 쓰러졌고 괴한은 즉시 당원들에게 제압됐다. 당시 괴한은 '한반도 자주통일'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같은 정치적 발언을 하다가 곧바로 자신의 신상 얘기를 하는 등 횡설수설했다.

김 원내대표는 병원으로 이송돼 턱 통증과 두통을 호소하다가 현재 깁스 치료 후 다시 단식 농성장에 나온 상태다. 그는 이날 밤 병원 치료 후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드루킹 특검 수용까지 테러가 아니라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분노하고 싸우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목도 불편하고 턱을 가격당해 돌리기 불편하지만 다시 노숙 단식 투쟁 현장으로 가겠다"며 "오늘 정말 처참한 심정이며 대한민국은 문재인 대통령 정치만 난무하고 대의 민주주의는 실종됐다"고 역설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밤 긴급 의총을 개최, 김 원내대표 폭행 사건과 관련 '야당에 대한 정치 테러'로 규정해 릴레이 단식 등 강경 대응할 방침이다.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대한민국 역사상 한 번도 없던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고, 장제원 수석대변인도 "배후와 정치적 음모를 끝까지 추적해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