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시각에 늦은 직장인 신현수 대리는 서울역 4호선에서 공항철도를 갈아타기 위해 급히 뛰어갔다. 환승통로에서 무빙워크를 타고 이동하던 신 대리는 여행용 캐리어와 함께 앞을 막고 서 있는 여행객들과 승강이를 벌이게 된다.
여행객들은 "무빙워크에선 안전을 위해 서 있는 게 맞다"고 주장했고 신 대리는 "무빙워크는 빨리 이동하도록 돕는 기구다. 바쁜 사람을 위해 길을 터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지하철에서 종종 보게 되는 다툼의 사례다.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무빙워크 이용 시 걷거나 뛰지 말고 손잡이를 잡고 서서 이동하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걷거나 뛰는 것이 법적으로 저촉되는 사항은 아니지만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서서 이용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이는 에스컬레이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행정안전부는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손잡이 잡기' '걷거나 뛰지 않기' '안전선 안에 서기'를 안전이용 3대 수칙으로 삼고 있다.
에스컬레이터 이용은 한동안 '한 줄 서기'와 '두 줄 서기'를 놓고 혼선이 있어 왔다. '한 줄 서기 운동'은 오른쪽 줄은 서 있을 사람이 타고 왼쪽 줄은 걸어갈 사람을 위해 비워두는 것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바쁜 사람을 배려하자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2007년 정부는 한 줄 서기 운동을 폐지하고 '두 줄 서기 운동'을 도입한다. 한 줄 서기가 기계 고장의 원인이 되고 시민 안전에도 좋지 않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두 줄 서기가 도입된 이후 한 줄 서기에 익숙해진 시민과 바뀐 지침을 따르는 시민 간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두 줄 서기 운동은 2015년에 폐지된다. 정부는 폐지 사유를 두 줄 서기를 도입한 지 8년이 지났지만 한 줄 서기를 선호하는 여론이 적지 않고, 한 줄 서기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근거도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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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8월 오전 광화문 역에서 서울도시철도 공사가 에스컬레이터 두 줄 타기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현재 정부는 한 줄 서기나 두 줄 서기가 아닌 앞서 밝힌 안전이용 3대 수칙을 지침으로 삼고 있다. 한때 에스컬레이터에서 걷거나 뛰는 이용객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단속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 추진하지 않았다.
실제로 에스컬레이터에서의 사고 빈도는 어떨까.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2014~2016년 최근 3년간 서울 지하철 1~9호선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사고는 총 392건이며 2014년 112건, 2015년 123건, 2016년 141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또 국가승강기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2013~2015년에 에스컬레이터 안전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192명(사망 3명, 부상 189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명 피해 사고 유형으로는 발 디딤판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고가 65%(124명)로 가장 많았고, 에스컬레이터에 신발 등이 끼이는 사고가 14%(26명)로 뒤를 이었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