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JTBC가 2016년 최순실씨 소유로 알려진 태블릿 PC의 입수 과정을 재수사하기로 결정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2016년 12월 태블릿 PC 관련 보도를 했던 JTBC 심모 기자와 ‘성명 불상’의 몇몇을 특수절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심 기자와 이름을 특정할 수 없는 1명 이상이 서로 모의해 최순실씨가 실소유주라고 하는 더블루K 사무실에 들어가 문제의 태블릿 PC를 훔쳐 보도했다는 주장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7월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심 기자 등을 재판에 넘길 만한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취지였다. "건물 관리인이 사무실 문을 열어줘서 태블릿 PC를 입수했다"는 JTBC 측 해명 등을 감안할 때 절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도 변호사는 "사건을 다시 조사해 달라"며 서울고검에 항고했다. 서울고검이 이를 받아들이면 재수사가 이뤄지고 그렇지 않으면 불기소처분이 확정되는데, 서울고검은 지난 19일 '성명불상자에 대해 재기 수사 명령을 내렸다'고 도 변호사에게 통보했다. JTBC가 어떤 과정을 거쳐 태블릿 PC를 입수했는지 그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는지 재수사하겠다는 것이다. 서울고검에서 재수사를 담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2016년 10월 24일 '태블릿 PC에서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초고와 수정본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사전에 받고 이를 수정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JTBC는 태블릿 PC에서 정부의 외교·인사 관련 정보가 담긴 문건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직후 태블릿 PC 입수 과정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졌지만 결국 이 보도는 박근혜 대통령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켰고, 박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촉발한 ‘스모킹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태블릿 PC는 내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태블릿 PC 사용법도 잘 알지 못한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들도 "태블릿 PC의 인터넷을 개통하고 요금을 낸 사람은 최씨가 아닌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과 특검은 태블릿 PC의 동선 등을 확인한 결과 최씨가 독일에 있던 시점과 일치한다며 최씨 소유가 맞다는 입장이다.
정리=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