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합당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구속적부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횡령 및 취업 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재판에 회부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23일 횡령과 직권남용권리행사강요, 강요 등 혐의로 신 구청장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신 구청장은 2010년 7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강남구청 각 부서에 지급되는 격려금, 포상금 등 9300여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검찰 조사 결과 이 돈을 화장품 구입, 정치인 후원, 명절 선물 구입, 동문회 회비, 지인 경조사 등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 2012년 10월 강남구청이 요양병원 운영을 위탁한 한 의료재단에 자신의 제부를 취업시켜달라며 청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신 구청장은 경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범죄의 소명이 있고 수사과정에 나타난 일부 정황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신 구청장은 지난 5일 구속적부심을 신청해 불복의 뜻을 보였다. 하지만 다음날 재판부는 "기존 구속영장 발부에 따른 구속이 적법하다"며 이를 기각했다.
한편 신 구청장은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선후보 비방글을 SNS로 퍼뜨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그는 2016년 12월부터 작년 3월까지 문 후보 비방글을 유포해 재판에 회부됐다.
신 구청장은 지난달 1심에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았다. 신 구청장과 검찰 모두 1심 판결에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당시 재판부는 신 구청장이 유포한 200여 차례의 비방글을 분석했다. 재판부는 문 후보가 참여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며 친정부 언론에만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다고 한 것은 허위사실을 적시한 부분으로 봤다.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문 후보를 가리켜 '공산주의자' '양산의 빨갱이'로 표현한 것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게 아니라고 봤다. 이 같은 표현은 신 구청장의 주관적 평가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공산주의자' 메시지를 전송한 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이긴 해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신 구청장은 1948년 충남에서 태어나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시립대 대학원에서 도시행정학을 공부했고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시 산업국과 복지국 등에서 공무원 생활을 했다. 강북구 부구청장, 서울시 행정국장을 거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서울시립대 대학원 행정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DMZ 미래연합 이사와 대한노인회 중앙회 사무총장을 지낸 후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제20대, 21대 강남구청장으로 재직 중이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