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첫 사망사고... 자율주행차 시대의 예견된 비극인가 : 월간조선

세계 최대 승차공유업체 우버 업체의 자율주행차가 첫 인명사고를 냈다.

우버 자율주행차는 지난 18일(현지시각) 오후 10시경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교외에서 여성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운전석에는 운전자가 앉은 상태였지만 자율주행 모드로 주행 중이었다.

이때 차량이 횡단보도 바깥쪽으로 걸어가던 보행자를 치었다. 자율주행차가 사고 현장을 보행자 주의가 필요한 구역으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49세 여성인 보행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현재 우버는 샌프란시스코, 피츠버그, 피닉스와 캐나다 토론토에서 시험 중이던 자율주행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우버 대변인은 “피해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 현지 경찰에 전폭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가 교통안전위원회와 국립고속도로 교통 안전청이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다.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미국 도심을 달리는 모습. 사진=조선DB

이번 인명사고로 자율주행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무리 미래사회가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시대’라도 안전성이 보장 안 된 기술을 상용화해서는 곤란하다는 뜻이다.

세계는 지금 자율주행차 신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2020년 1890억 달러에서 2035년 1조 1520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완전 자율차의 글로벌 신차 점유율이 2030년 41%에서 2035년 7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 리처드 블루멘털 상원의원은 성명에서 “이번 비극적 사고로 볼 때 자율주행 기술이 미국 도로를 공유하는 승객, 보행자, 운전자에게 안전해지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미 트럭 운전자 노동조합인 ‘국제 트럭 운전자 연대’ 역시 성명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공용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테스트하는 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앞으로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명피해만 이번이 처음일 뿐, 실제 자율주행 차량이 일으킨 교통사고는 종종 있었다. 2016년 12월에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자율주행차가 도로 옆 바리케이드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같은 달 애리조나주에서 사고가 또 일어났다. 우버 택시 한 대가 자율주행 모드로 운전하다 옆 차량과 충돌한 것이다.

핸들에 손 떼고 운전하는 자율차. 사진=조선DB

전기차 ‘테슬라’도 앞서 같은 해 6월에 자율주행 상태에서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났다. 테슬라S 운전자가 플로리다주 고속도로에서 오토파일럿 모드로 달리던 중 트레일러와 충돌해 사망한 것이다. 가까이로는 작년 11월 프랑스 회사 ‘나비아’가 제작한 자율주행 셔틀버스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트럭에 들이받힌 적도 있다.

이 와중에 ‘자율주행’ 행사 여는 정부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첫 사망사고를 낸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는 자율주행차 행사를 준비 중인 실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자율협력주행 산업발전 협의회’를 오는 21일 발족한다. 당일 자율주행 행사 발족식에는 조정식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필두로 자동차, 전자, 통신 관련 대·중소기업과 한국도로공사, 교통안전공단 등 산학연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한다. 행사의 취지는 좋지만, 현재 시기적으로 그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있어 보인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