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조선일보
6ㆍ13 지방선거 출마 요구를 일축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이 표면화되고 있다. 한 자릿수에 불과한 정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선 당 간판인 유 대표가 지방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유 대표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복귀해 “당분간 인재 영입에 집중하겠다” “곧 성과를 내겠다”고 밝히고 ‘총대’를 멨지만, 유승민 대표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유 대표에 대한 국민의당 출신 바른미래당 인사들의 불만은 쌓여 가고 있다.
바른미래당 창당 전 국민의당 의석은 39석이었다. 바른정당의 경우엔 9석이었다. 의석 수로 따지면 국민의당이 4.3배 큰 정당이었던 셈이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내홍에 휩싸였다. 당시 대표였던 안철수 현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당내 호남 지역 의원들과 마찰을 빚으며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통합에 반발하던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호남 출신 의원들은 결국 민주평화당을 따로 차려 나갔다. 이로 인해 국민의당 당세는 약화됐다. 안 위원장과 국민의당은 손실을 감수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했다는 얘기다.
이런 과정을 거쳐 통합을 했는데도 바른정당은 통합정당을 위한 ‘희생’을 주저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유승민 대표의 경우엔 별다른 대안 없이 지방선거 출마 요구를 거부한다. 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자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은 “당 지도부가 모두 지방선거에 나서면 선거 이후 당 지도 체제는 어떻게 하느냐?”고 하지만, 이들이 걱정해야 할 건 ‘지방선거 이후’가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바른미래당은 ‘소멸’할 수도 있다. 그들이 표방하는 것처럼 ‘합리적 보수’와 ‘건전한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대안 정당’이라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할 경우 그럴 수 있다는 얘기다.
지역주의와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고 바른미래당이 이길 수 있는 곳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다. 지방선거 때 해당 지역에서 바른미래당이 광역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하면 비극이 현실화될 수 있지만, 내놓을 후보가 마땅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얼굴’인 유승민 대표는 왜 출마를 거부할까. 자신의 ‘정치적 생명’과 ‘당의 존립’ 중 무엇을 더 중히 여기는 걸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