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국 무기 거래 로비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 미국의 리빙스턴사는 “한국과의 무기 거래에 관여한 적이 없다. 완전히 조작된 것이며,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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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리빙스턴(Livingston) 리빙스턴그룹 회장 |
로버트 리빙스턴(Livingston·사진) 리빙스턴그룹 회장은 4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에 대한 금품 로비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Untrue!)”라고 답했다. 미 하원 의장 출신인 리빙스턴 회장은 “나는 무기거래상이 아니다”라며 “록히드마틴은 한때 고객이었지만 (김 전 실장을 만난) 2009년 당시 록히드마틴을 대변하지 않았고, 그 이전 최소 3년 이상 거래를 한 적이 없다”며 “리빙스턴 그룹은 한국의 국제 무기 거래에 아무런 역할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은 2009년 미국 워싱턴 연수 시절 재미사업가 알렉스 권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불법적으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불법자금이 리빙스턴 그룹 소속의 직원(제이슨 정)을 통해 전달됐다는 것이다.
리빙스턴 측의 해명은 이와 차이가 있다. 리빙스턴 회장에 따르면, 김 전 실장에게 미국 의원과 공무원, 민간 전문가 등을 소개해주는 서비스 대가로 알렉스 권으로부터 ‘한 달에 2만 달러를 받는다'는 계약을 맺기는 했다고 한다. 다만, ‘1개월’ 단발성으로 미국 법에 따라 미국 법무부에 신고한 적법한 계약이며, 2만 달러 중 일부는 한국계 미국인 직원(제이슨 정)의 임금 등으로 썼다는 것이다.
앞서 KBS가 이런 식으로 ‘김 전 실장에게 건너간 돈이 8만 달러’라는 취지로 보도한 데 대해, 리빙스턴 측은 ‘알렉스 권으로부터 2만 달러 용역 계약을 맺었고, 이 중 일부를 제이슨 정의 임금으로 지출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리빙스턴 그룹에 대한 모든 의혹은 진실하지도 않고 완전히 조작된 것이며 명예훼손”이라며 “나와 회사의 명성에 손상을 끼친다면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법적 구제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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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실장의 금품 수수 의혹은 지난달 28일 KBS 보도를 통해 처음 제기됐다. KBS는 ‘김 전 실장이 2009년 미국 연수 시절 재미사업가 권모씨로부터 연수비용과 생활비 등으로 억대의 금품을 받은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그 근거로 2009년 8월 작성된 국군 기무사령부 내부 문서를 입수해 일부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미사업가 권모(알렉스 권)씨가 김 전 실장에게 8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원 가량을 록히드마틴과 같은 방산업체의 이권을 대변하는 로비회사 ‘리빙스턴 그룹’의 직원 정모씨를 통해 매달 2만 달러씩 나눠서 전달했다’고 돼 있다는 것이다. KBS는 보도에서 “김 전 실장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고, 이 돈은 기무사 보고서 작성 후 돌려줬다”고 했다. 이후 김 전 실장이 리빙스턴 그룹과 재미사업가 권모씨 등의 로비를 통해 록히드마틴사(社)의 전투기 F-35를 도입하는 데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김 전 실장은 대장 예편 후 1년이 지난 2009년 3월 미국 워싱턴으로 연수를 떠났다. 이때 지인 소개로 알게 된 권씨으로부터 집과 승용차 임대비용 등 4500만원을 빌렸다고 한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귀국하기 한 달 전쯤인 8월 중순 모두 갚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의 한 측근은 “당시 김 전 장관의 부인 명의로 권씨에게 송금한 자료 등은 2010년 말 국방부 장관 청문회 때 의혹을 제기한 의원들께 모두 제출했고, 실제 청문회에서는 이와 관련된 질문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고 한다.
한편 김 전 실장은 지난 2일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한 KBS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김 전 실장 측은 “터무니없는 의혹을 보도하는 언론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고 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