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문순 강원지사.
최문순 강원지사는 17일 "2021년 9회 동계아시안게임에 대해 남북 공동개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지사는 이날 강원 강릉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평창올림픽 시설 사후활용도를 높이고 스포츠를 통한 남북 교류와 화합을 이어가기 위한 방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동계아시안게임은 1982년 출범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결정에 따라 1986년 일본 삿포로에서 첫 대회를 열었고 이후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그러나 제8회 동계올림픽은 오는 2017년, 6년 만에 개최될 예정이다. 이는 2009년 7월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제27차 총회’에서 아시안게임과 동계아시안게임을 각각 동·하계올림픽이 열리기 1년 전에 개최하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더 나아가 "2025년 동계 세계군인체육대회와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이 공동주최하는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남북 공동 유치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최 지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교류 토대가 마련되고 한반도 긴장 완화에 대한 현 정부와 국제사회의 의지도 분명해진 만큼 남북이 함께 동계스포츠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분위기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며 "경기장 시설 사후 활용은 물론 개최 시 실속을 충분히 고려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했다.
사실상 3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최 지사가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저 다짐은 공염불이 될 수 있다. 보수정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남북 공동개최는 원점에서 재 논의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그럼에도 최 지사는 2021년, 더 나아가 2025년 계획을 자신 있게 내놨다. 사실상 본인의 3선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 지사의 3선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자유한국당이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자유한국당의 선택은 외부 인재 영입과 당내 의원의 도전,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영입 인사로는 정창수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꼽힌다.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도 물망에 올랐으나 최근 본인이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 출신인 정 전 사장은 2014년 새누리당 도지사 경선에 참여한 적이 있다. 3선인 황영철(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권성동 의원(강릉)의 징발설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반응이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최 지사는 그간 "침체에 빠진 한국 경제를 회생시키는 방법으로 남북교류와 남북경협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2021년 9회 동계아시안게임, 2025년 동계 세계군인체육대회,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남북 공동개최를 주장한 것도 이런 관점에서였을 것이다.
과연 스포츠 행사를 남북이 공동개최하는 것이 한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아마 북한 경제에는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북한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에게 돈을 요구할 것이고, 우리는 친절하게 남북협력기금을 북한에 지원해 줄 것이다.
남북한 주민 왕래, 교역 및 경제 협력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1990년 남북협력기금법이 제정됐고 이듬해 기금이 조성됐다. 정부 출연금, 기금 운용 수익 등으로 마련된 올해 사용 가능한 기금만 9624억 원이다.
최 지사는 춘천고와 강원대를 졸업하고 MBC에서 기자와 사장을 지냈다. 2008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11년 보궐선거, 2014년 지방선거에서 차례로 도지사에 당선, 재선에 성공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