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의 한 가상 화폐 거래소 전광판. 사진=조선DB
지난달 30일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 실명제가 도입된 이후 가상화폐 신규 투자가 가능한 거래소는 3곳뿐이다. 거래 실명제 도입 이후 신규 투자 유입이 어려워지자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거나 오픈을 연기하는 거래소도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이 실명전환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4곳이다. 이 중에서 빗썸, 코빗, 코인원 3곳만 신규 투자 거래가 가능하다. 은행들이 실명계좌 발급 거래소를 확대하는 데 소극적이고 거래소마다 적용하는 방침도 다르기 때문이다.
빗썸은 NH농협은행에서 계좌를 발급받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기존 투자자 대상으로만 계좌를 발급해 오다 지난 9일부터 신규 투자자 계좌 발급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빗썸의 또 다른 거래은행인 신한은행은 빗썸이 개인정보 보호조치 소홀의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점을 고려해 계좌 발급을 보류한 상태다.
NH농협은행과 거래 중인 코인원은 실명제 전환 첫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신규 투자자를 포함한 고객 전원에게 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코빗 역시 거래 중인 신한은행으로부터 기존 투자자는 물론 신규 투자자까지 계좌를 발급하고 있다.
업비트는 신규 투자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거래 중인 IBK기업은행이 신규 투자자 대상 계좌 발급을 유보함에 따라 신규 투자 거래가 막혀 있다. 기업은행은 신규 투자자에 한해서는 시장 추이를 살펴보고 계좌 발급 확대를 결정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실명확인 계좌 발급이 어려워지자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거나 오픈을 연기하는 거래소들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피아는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규 원화 입금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서비스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16년 말부터 현재(2017년 2월 5일 현재)까지 본인확인 실명제 연동을 은행 등에 요청했으나 기존 시스템 안정화 등을 이유로 은행과의 본인확인 실명제 연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명확한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KRW) 입금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고객들의 혼란만 가중할 것이라 결론 내리고 2월 6일 0시부를 기해서 거래를 중단한다."
또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지닉스는 지난 1월 서비스 오픈을 연기한 이래 지난 12일 오픈 예정이었으나 다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닉스 측은 "접속자 폭주에 따른 서버 장애 우려로 불가피하게 내부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연장함에 따라 내려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은행과의 신규 실명확인 계좌 발급 거래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분위기와 달리 해외의 가상화폐 거래소 수는 증가 추세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가상화폐 거래소 수는 전 세계적으로 7500여 곳이었는데 지난 12일 기준 8682개로 늘어났다고 한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