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과 겹친 김정일 생일(16일)... 北의 설 명절 풍경은? : 월간조선

2018년 오늘(2월 16일)은 남북의 대명절인 설날 당일이자 북한 김정일의 생일이기도 하다. 명절에 기념일까지 겹친 오늘, 북한은 어떻게 설날을 보내고 있을까? 지난 15일 조선일보 보도 내용을 정리하면서 살펴본다.

2월 16일은 '광명성절'

올해 설날은 공교롭게도 북한의 국가적 명절인 김정일 생일(광명성절, 2월 16일)과 겹친다. 북한은 김일성(4월 15일), 김정일 생일을 각각 1974년과 1982년에 민족 최대 명절로 지정하고 태양절과 광명성절로 칭한다.

당초 북한은 1953년 휴전 이후 “중국 역법에 따르는 봉건유습이며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양력 1월 1일만 인정하고 음력설을 쇠지 못하게 하다가 1989년 설날을 휴식일로 지정했다.

현재는 ‘민족명절’로 구분돼 3일을 쉰다. 하지만 혁명열사릉과 애국열사릉 등을 먼저 찾은 뒤 성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설은 광명성절과 겹친 만큼 북한에선 민족 명절보다는 체제 강화 활동에 중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엔 김정일 생일을 나흘 앞두고 중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2’형을 발사했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광명성절을 앞두고 북한에서 예년 수준의 행사가 진행 중”이라며 “김정일 생일 관련해선 통상 전날 중앙보고대회 및 군 예식을 진행했다. 당일에는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나 기타 경축공연 연회 등 부대행사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실제 오늘 북한 김정은과 지도부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는 민족 최대의 경사스러운 광명성절에 즈음하여 2월 16일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시였다”고 보도했다.

김정은과 함께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박광호·리수용·김평해·태종수·오수용·안정수·박태성·김영철·최휘·박태덕 등 당 부위원장들이 금수산궁전에 안치된 김정일 시신을 참배했다.

설날은 김정은의 선전장

북한은 음력으로 설을 쇠는 데 대해 ‘중국 역법에 따르는 봉건유습’이라며 양력설만 인정하다가 1989년부터 음력설을 지키기 시작했다. 이어 2003년부터 3일 연휴로 지정했다.

김정은 체제 들어선 설 연휴를 선전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작년 설을 앞두고 ‘내 나라에 꽃펴나는 미풍양속’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께서 해마다 설명절을 의의 깊게 쇠도록 크나큰 은정을 베풀어주셨다”고 전했다.

로동신문은 이어 “설명절은 영원한 태양의 축복받은 민속명절”이라고 했다. 북한에서 태양은 김일성을 의미한다. 설을 맞아 김일성 일가의 시혜를 강조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충성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응원단은 황태떡국으로 새해 아침 먹어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열흘째 한국에 머물러 있는 북한 선수단과 북한 응원단은 오늘 설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

남북 선수단의 공동 차례도 무산됐다. 지난 11일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은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게 “설날에 떡국이나 한그릇 같이하자”고 제안했지만 북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숙소인 인제 스피디움에서 아침 식사로 떡국과 황태구이 등을 먹었다.

앞서 강원 인제군은 지난 15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 오대쌀로 빚은 떡국 떡 60kg과 내린천 두부 100모, 용대리 황태 300마리 등 떡국 재료 600인분을 전달했다.

응원단 중 100여 명은 이날 오전 북한 선수 김련향이 출전하는 여자 알파인 스키 응원을 위해 용평 알파인스키장으로 떠났고, 일부는 남아서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