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3대 흉가. 왼쪽부터, 곤지암 정신병원, 늘봄가든, 영덕의 한 펜션
CNN이 선정한 ‘전 세계 소름 돋는 장소 베스트 7’과 전국 3대 흉가로 유명한 곤지암 정신병원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되는 가운데 국내 3대 흉가가 재조명받고 있다.
2007년 공포영화 ‘기담’을 제작한 정범식 감독의 곤지암 정신병원을 다룬 영화 ‘곤지암’이 3월 개봉을 확정 짓고 1차 포스터를 공개했다. 영화는 ‘곤지암 정신병원’에서 7인의 공포 체험단이 겪는 일을 담았다. 공개된 1차 포스터에는 섬뜩함이 감도는 곤지암 정신병원의 외관과 함께 “가지 말라는 곳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라는 문구가 쓰였다.
정 감독은 “현실과 영화는 분명 구분이 되는데 실제 장소를 소재로 가상의 영화를 찍는다면 새로운 형식의 흥미로운 공포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를 제작한 계기를 밝혔다.
곤지암 정신병원은 1996년 폐업한 곳으로 운영 당시 이유 없는 사건·사고와 자살이 많았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한다. 병원의 터가 원래 사람이 많이 죽었던 형무소였던 터라 밤에 갑자기 환자의 비명 소리가 들리고 환자들을 이용해 인체 실험을 했다는 것과 이유 없이 사람이 죽어나간 적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돌았다.
곤지암 정신병원은 낡은 외관에 이상한 소문까지 더해져 담력 훈련 또는 소문의 진실을 알기 위해 찾아온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들 대부분이 알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제천의 ‘늘봄가든’도 그중 하나이다. 이곳은 의문의 여인이 출몰한다는 괴담 때문에 유명해졌다. 단체 회식을 간 회사원들이 여종업원에게 주문을 했지만 음식이 나오지 않아 주인에게 항의했더니 주인은 “가게에 여종업원이 없다”고 말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갈빗집의 위치가 좋지 않아 장사가 안 돼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은 리모델링을 해서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이 카페는 담력체험, 귀신체험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경북 영덕군 남정면 유정리 흉가다. 장사해수욕장 앞에 있는 이 흉가는 한때 흉가 체험단을 위한 펜션으로 운영될 정도였다고 한다. 장사해수욕장 인근 언덕 416㎡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1ㆍ2층 연면적이 214㎡가량의 슬라브 지붕으로 된 건물이다.
언제부터인가 이 집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요즘은 전국 흉가체험 동호인들의 단골 답사코스로 부상했다. “영덕 흉가에서 귀신이 나온 장면이 디카에 찍혔다”는 소문도 있다. 이곳이 ‘귀신의 집’으로 소문난 것은 한국전쟁 때 펼쳐진 장사상륙작전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전쟁 중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한 기만전술의 일환으로 장사상륙작전이 전개됐다. 당시 전투에서 수많은 학도병이 군번도 없이 참전했다가 전사했고, 수백 명에 달하는 학도병 시신이 문제의 흉가 자리에 묻혔다는 것이다. 원한 때문에 저승으로 가지 못한 학도병들의 원혼이 이승에 남아 귀신이 되어 출현한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수십 년간 빈집으로 방치돼 있고, 그 장사해수욕장 일대에서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것은 사실이다 보니 그런 흉흉한 소문이 나돈 것으로 보인다”며 “요즘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냐”며 일축했다고 한다. 이 집의 소유주는 “괜히 내 집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다”며 2015년 10월 결국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CNN이 선정한 7대 '소름끼치는 장소'에는 곤지암 정신병원을 비롯해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놀이공원', 체코의 '세들렉 납골당', 일본 아오키가하라의 일명 '자살의 숲', 아프리카 토고의 '동물 부적 시장', 멕시코 인형의 섬, 지난해 영화로 개봉된 일본의 '군함도' 등이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