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12월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를 받고있는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항소심 공판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1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던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개월만에 재수감 되었다.
조 전 수석은 23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에서 예산 지원 배제 등을 목적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혐의(직권남용) 등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이 블랙리스트 운용에 직접 가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가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를) 본 적도 없다“고 증언한 것은 거짓이기 때문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조 전 수석은 작년 7월 풀려났었다.
항소심에서 상황이 뒤바뀐 이유는, 박준우 전 정무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초 진술을 번복하면서부터라고 한다. 박 전 수석은 작년 5월 조 전 수석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조 전 수석을 만났지만, 민간단체 보조금 특별팀(TF)에 대해 설명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년 뒤인 작년 11월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조 전 수석에게 ‘좌파단체 지원 배제는 정무수석실 담당’이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1심 때 증언은 거짓이며, 조 전 수석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증언해 준 것”이라고도 했다. 1심에서의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검찰은 이 밖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가 발견한 박근혜 정부 시절 ‘캐비닛 문건’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캐비닛 문건에는 조 전 수석이 정무수석으로 일했을 때 상영 금지된 영화 '다이빙벨'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날 “박준우 전 정무수석과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종합해 보면 피고인 조윤선의 지시나 승인 없이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실행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문화예술 기금 등을 지원배제한 혐의에 공모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조윤선 전 수석 측 변호인이자 그의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는 23일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당연히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 직후 조 전 수석에게 ‘할말이 있느냐’며 발언 기회를 줬지만 고개를 가로 저으며 입을 굳게 닫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청석에서는 “조윤선 장관님 사랑해요” “이게 재판이냐” “미쳤다” 등의 외침이 나왔다고 한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