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씨너스(Sinners) : 죄수들>… 블루스의 끈적한 복음(福音)이 백인 흡혈귀를 박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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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라이언 쿠글러(Ryan Coogler)의 영화 <씨너스(Sinners) : 죄수들> 포스터.

614일 심야에 영화 <씨너스(Sinners) : 죄수들>을 보았다. 감독 라이언 쿠글러(Ryan Coogler)의 인생작이라는데 전문 영화 평론가가 아니니 그건 잘 모르겠다. 1050분부터 130여분 동안 시간이 숨 막히듯 흘렀다. 과장을 보태면 눈 깜짝할 사이 엔딩 크레딧이 정지 화면을 끌어 올렸다.

 

이 복합 장르 영화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영혼을 바친 블루스 연주자가 청소년기에 겪은 뱀파이어 축제라고 할까. 피비린내 나는 살육 속 기타를 놓치지 않은 영혼의 블루스 이야기라고 할까. 무슨 뮤지컬 같은 흡혈 오컬트 영화라고 할까.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이 영화에 평점 4.5점을 주고 "늪에서 삶을 점화시킨 어느 밤의 저릿하고 끈적한 광휘"라고 표현했는데 아주 시적(詩的)이라는 느낌과 더불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문가가 시적으로 표현할 만큼 이 작품은 흡혈 영화지만 문학적인 상상력을 자극할만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무엇보다 묵직하고 끈적끈적한 흑인 블루스 음악이 시종 흘러나온다.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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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이자 시카고 갱단 출신인 쌍둥이 형제 스모크와 스택 무어는 훔친 돈을 들고 고향 미시시피주 클락스데일로 돌아와 목화밭 노동으로 지친 현지 흑인 커뮤니티를 위한 술집을 열겠다는 꿈을 품는다. 한탕을 노리는 듯 보인다. 그들은 인종차별주의자 백인 땅주인에게 목재 창고를 싼 값에 사서 이를 술과 음악,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그들과 함께 하는 스택의 사촌 새미 무어(홋날 목회자의 길 대신 영혼의 블루스 연주자가 된다.), 천재 뮤지션 델타 슬림(부랑자이나 보안관에게 끌려 교도소에 가지만 재능에 탄복한 교도관들에 의해 순회공연을 떠났다나 어쨌다나), 스모크의 이혼한 아내인 애니가 등장한다. 후두교 신자인 애니가 뱀파이어를 물리치려 마지막 살아남은 이들에게 마늘을 먹게 하는 장면도 나온다.

 

<씨너스>는 전 세계 흥행 수익 35000만 달러 이상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영화다. 블루스 음악의 뿌리를 다룬 시대극의 서사구조를 띄고 있지만 뱀파이어가 등장하고 흑백의 인종차별과 KKK단이 엮여 있다. 전혀 무섭지 않은 게 아니지만 적절한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정도.

 

흡혈귀-블루스 음악-인종차별이 커다란 흐름을 이루지만 영상미가 압권이다. 미시시피 지역의 목화밭을 배경으로 오텀 듀랄드 아카파우의 촬영에서 보여준 미장센은 놀랍기만 하다. 압도적인 시각미에 빠지고 만다. 뱀파이어의 변신을 빼고 블루스 음악 자체에 집중하거나 어린 블루지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도 나쁘지 않을 것만 같았다.

 

흡혈귀가 인간을 공격하는 것과 백인 우월주의 KKK단이 흑인을 공격하는 것이 서로 연결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KKK단이 흡혈귀인 셈이다. 이럴 경우 인종차별은 인간의 피를 마셔서 감각을 마비시켜 더욱 피에 굶주리게 만드는 비열한 마귀와 마찬가지란 얘기가 된다.

 

이 작품은 음악, 기억, 흡혈귀를 결합한 혼합 장르 영화로 인종적 트라우마, 영적(靈的) 유산, 구원의 주제가 곳곳에 녹아 있다. 무엇보다 인종차별을 당한 인간의 고통과 상처, 그 속에서 치유의 영감이 가득한 블루스 곡들이 영화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영화에 삽입된 노래를 소개하면 이렇다.

 

“I Lied to You” Miles Caton

 

“Travelin’” Miles Caton and also a version by Buddy Guy

 

“This Little Light of Mine” Pleasant Valley Youth Choir and Miles Caton

 

“Pony Blues” Alvin Youngblood Hart

 

“Grinnin’ In Your Face” James “Super Chikan” Johnson

 

“Juke” Bobby Rish

 

“My Babe” Sharde Thomas-Mallory & Chris Mallory

 

“Delta Slim Railroad Blues” Bobby Rish

 

“Baby, Please Don’t Go” Big Joe Williams

 

“Old Corn Liquor” Rhiannon Giddens & Justin Robinson

 

“Can’t Win for Losin’” Cedric Burnside & Tierinii Jackson

 

“Pick Poor Robin Clean” Jack O’Connell, Lola Kirke & Peter Dreimanis

 

“Sinners” Rod Wave

 

“After Hours Blues” Eurreal “Little Brother” Montgomery

 

“Wang Dang Doodle” Cedric Burnside, Tierinii Jackson & Sharde Thomas-Mallory

 

이 영화 사운드트랙은 전통적인 블루스 연주와 가스펄 음악, 포크 음악, 아일랜드 민요적 성격의 노래들이 담겨 있다. 일요일 아침, 영화도 영화지만 이 음악에 젖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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