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더불어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이라고 언급하고 정책 관련해서는 '우클릭'에 나서면서 당 안팎에서 정체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라며 "오히려 국민의힘이 극우·보수 또는 거의 범죄 정당이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유튜브 채널 '새날TV'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보수가 아니다"라며 "실제 우리는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고,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이 돼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향한 직접적인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1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고 비민주적이며 몰역사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고, 70년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진 정당"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당을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실용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민주당이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것이냐"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민주당 역사가 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권한이 4년짜리 대표에게 있지 않고, 민주당 의원님들이 나서서 민주당의 노선이 중도 진보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MBC '100분토론'에서 관련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진보 정당으로 여겨지는 것도 일종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하며 "(보수 정당이) 우리는 성장을 도외시한 분배 중시 세력이라고 몰았던 것이지 사실은 아니다. 이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지금은 거의 범죄 집단으로 전락해 오른쪽이 비어가는 중"이라며 "합리적 보수 역할도 우리의 몫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힘은 보수를 참칭하고 있다"며 "그래서 민주당이 그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상속세 공제한도 완화, 소득세 완화 등 '우클릭'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보수세력일 '극우 보수' 프레임에 가두고·중도-보수층으로 세력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100분토론'에서 최근 '성장 우선' 기조로 '우클릭'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성장 얘기를 균형을 맞춰왔는데 지금은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려워 경제에 집중하지 않으면 마이너스 성장하게 생겼다"며 "성장해야 분배할 수 있고, 정상화돼야 성장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