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여당이 응급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면서 의료대란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대통령실과 여당간 갈등이 해소될 가능성이 생겼다.

또 여야의정협의체 구성에 야당은 환영하고 나섰지만 의료계는 신중한 입장이어서 협의체 구성이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당과 대통령실은 늦어도 추석 전 의료공백과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여야의정협의체를 구성해 노력하기로 했다. 의정갈등에 대한 여론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응급의료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러설 것 같지 않았던 대통령실이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면서 일단 한동훈 대표가 주도권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2026년 의대증원 규모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통령실은 의대증원에 대해 합의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대통령실이 2026년 의대증원 문제를 포함해 폭넓게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당정간 대화가 곧 시작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여야의정협의체를 바로 가동하자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의료계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협의체 규모와 출범 시점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동훈 대표의 2026년 의대증원 재논의 발언을 일축했던 대통령실이 뒤늦게 유연한 입장을 보이게 된 데는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의 중재가 뒷받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현장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하자는 데 당정이 뜻을 같이 한 것이다.

다만 의료계와 야당이 이미 증원절차가 끝난 2025년 의대정원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의제 선정 등 협의체 구성을 위한 합의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야당은 윤 대통령을 향한 대국민사과와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도 요구하고 있다.

여야는 곧 협의체 구성을 위한 합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다음주도 좋으니 당장 만나 대화를 시작하고 국민 불안부터 해소하자"며 적극 환영 의사를 밝힌 만큼 추석 전 협의체를 구성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의료계가 당장 참여하지 못하면 여야정이라도 일단 먼저 논의를 시작하자"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