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7일 국회에 상임위원회 18개 중 법제사법·운영·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11개 위원장을 민주당 몫으로 하는 상임위 배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와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의사과를 찾아  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선임안을 제출했다. 7일은 제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법정 시한이며, 여당이 일정을 보이콧한 상황에서 명단 제출은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다. 

관례상 원내 제2당 몫이었던 법제사법위원장에 민주당은 4선 정청래 의원을 내정했다. 3선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관례 역시 깬 것이다. 특히 초강경 성향인 정 의원을 법사위원장에 내정하면서 야당의 반발이 커지는 것은 물론 여론이 민주당에 부정적으로 흐를 가능성도 커졌다.   

민주당은 또 운영위원장에 박찬대 원내대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는 최민희 의원을 내정했다. 교육위원장 후보로 김영호 의원, 행정안전위원장 후보로 신정훈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 후보로 전재수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후보로 어기구 의원, 보건복지위원장 후보로 박주민 의원, 국토교통위원장 후보에는 맹성규 의원을 추전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장 후보로는 박정 의원을 지명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주말 내내 협상을 이어 가야 하지 않겠나 해서 주말 회동까지 제안했다"며 "만약 회동을 계속 보이콧하고 거부한다면 10일 국회법에 따라 상임위 전체를 처리해 주기를 국회의장께 정중히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헌정사상 초유의 폭거"라며 야당의 단독 원 구성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반발에 나섰다. 특히 과거 여야 대치 속에서도 제2당이 맡았던 법제사법·운영위원회 위원장은 반드시 여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우리 당과의 합의 없이 11개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단독으로 제출했다"며 "민주당의 횡포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민주당의 일방적인 상임위안을 전면 거부한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협상에 대한 여지도 남겼다. "여야 협치의 국회법 정신대로 법사위·운영위를 제2당인 여당 몫으로 하면 당장이라도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며 "원 구성 협상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국회의 책임은 오로지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 있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선점한 11개 상임위원장을 제외한 7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논의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애초부터 법사위·운영위원장은 우리 당 몫인데, 그걸 강탈해 가면서 다른 위원회를 어떻게 해보겠다고 하는 건 첫 출발부터 틀리다"며 "다른 상임위원회에 관해 협상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오는 오는 10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