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2년 강원도 강릉시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를 언급하며, 21대 국회가 '제조물 책임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영 의원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결함 입증 책임을 소비자에서 제조사로 전환하도록 '제조물 책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조물 책임법'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제조업자 등의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함으로써 피해자 보호를 도모하고 국민생활의 안전 향상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다. 

허영 의원은 2022년 12월, 강릉시 회산동 도로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를 언급했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 운전자가가 크게 다치고, 동승했던 손자(12세)가 사망했다. 해당 차량 운전자와 그 가족은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결백을 입증하려고 했다. 사고 발생 장소에서 동일 차종으로 사고 과정을 재구성한 '재연 시험'까지 진행했다. 현행 '제조물 책임법'이 급발진 의심 사고 원인을 소비자가 입증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허영 의원은 "가족들이 제조사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으로 할머님(운전자)의 결백을 증명하려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등 유족에게 가혹한 시련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 싸움은 '다윗 대 골리앗'의 싸움일 수밖에 없다"며 "첨단 기술이 집약된 수만 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가 사고 순간에 어떤 오작동을 일으켰는지를 밝혀내기란, 소비자에게 결함 원인의 실증적 책임을 돌리고 있는 현행 제조물 책임법 체계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영 의원은 "소비자이자 피해자가 제조물 관련 정보에서 절대적 우위에 선 제조사에 자비를 들여 단독으로 맞서야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실질적 제도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